장쩌민 방북과 한반도 정세 변화

입력 2001-09-03 12:05:00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북한-중국 양국간 결속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지를 크게 강화시킬 전망이다.

특히 장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과 북미대화 재개를 권유할 것으로 알려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이후 전개될 한반도 정세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장 주석의 북한 방문은 한.중 수교이후 한때 소원했던 북.중 관계의 완전한 복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1992년 김일성 주석의 생일축하를 위해 양상쿤(陽尙昆) 국가주석의 평양방문 이후 그해 이뤄진 한중수교로 양국 정상간의 교류가 완전히 끊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김위원장의 베이징(北京) 방문과 지난 1월 상하이 (上海) 방문에 이어 3일 장주석의 답방으로 양국관계의 신뢰가 다시 회복 된 셈이다.

아울러 북한은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러'의 3국 협력체제를 과시함으로써 대외적인 입지강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취임이후 대미 강경노선으로 일관해온 북한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의 대화와 남한과의 교류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러와 북.중 정상회담으로 '신북방 3각 동맹'을 마무리 지음에 따라 대외적인 자신감을 확보하고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때 러시아로부터는 군사적 협력이라는 성과를, 중국으로부터는 경제협력을 통한 지원확보라는 결과를 도출, 미국에 비판적인 중국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장 주석의 방북과 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국회 해임결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일 남한 당국자와의 조속한 대화재개를 제의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장 주석이 방북을 통해 남한 및 미국과의 대화를 촉구해 북한이 대화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북한으로서는 많은 실리를 챙기기 힘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 미 행정부는 보수적 외교노선을 걷고 있어 북한의 태도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클린턴 정부 때와 같은 식량 등의 지원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남측은 국내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8.15행사에서 비롯된 남남갈등에 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 해임결의안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정치권의 보혁갈등으로 대북지원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한편 방북단에 포함된 중국의 경제 관리들과 해방군 관리들은 평양 방문중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과 식량 및 군사 원조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고 있는 최측근인 당 조직부장 겸 서기처 서기 쩡칭훙(曾慶紅), 외교담당 부총리 첸치천(錢其琛),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쩡페이옌(曾培炎)주임, 인민해방군 고위 관리들이 방북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총서기의 이번 방북은 '공식 친선 방문'이라고 당 대외연락부는 밝혔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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