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붕괴위기?

입력 2001-09-01 12:26:00

한국증시가 한숨 속에 8월을 마감했다.

31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9.25 포인트(3.41%) 급락한 545.11로 마감됐다. 이 지수는 지난 7월31일(541.55) 이후 최저치이다.

4억주 이상이 거래된 하이닉스의 영향으로 이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7억1천711만주와 1조7801억원을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7억주대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아 전날보다 2.99(4.61%) 하락한 61.84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월4일 기록한 61.5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인 7천696억원에 머무는 등 극도의 침체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의 급락은 하이닉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상황에 뉴욕증시 급락 충격이 결정타를 날린 양상이었다. 이 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는 무더기 투매 현상이 빚어지면서 무려 1천300여개의 종목이 하락했다.

증시 급락으로 거래소와 코스닥지수의 이동평균선이 역배열 상태로 접어 든 것도 좋지 않은 징후로 꼽힌다. 각 이평선의 역배열 상황에서는 각 이평선이 지수 상승을 누르는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하이닉스 처리 문제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된데다 미국 증시가 심리적 지지선(나스닥 1천800포인트)을 하향 이탈함에 따라 내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510~520선까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보다 미국 경기 악화, 국내 구조조정 혼란 등에 대한 우려감이 강한 편"이라며 "나스닥지수가 지난 4월3일 연중 최저치인 1천600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어 한국증시는 당분간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지금으로서는 기술적 반등 이외에 추세를 반전시킬만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지만 내주 초 미국 증시가 노동절 휴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해외 악재에 따른 투매 심리는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 박재훈 투자전략팀장은 "투매에 동참할 필요는 없지만 적극적인 저가매수를 언급하기는 힘든 시점"이라며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현금 확보 전략이 현명한 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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