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교제로 구속된 10대 소녀 경관에 속죄 편지

입력 2001-08-30 14:49:00

"세상에 사랑이란 게 있다는 것을 아저씨 때문에 알게 됐습니다". 상습적으로 원조교제를 하다 절도 혐의로 구속된 10대 소녀가 자신을 세번이나 입건한 경찰관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원조교제를 통해 알게된 남성의 지갑을 훔치다 구속, 영등포구치소에 수감중인 ㅊ(16.중학교 중퇴)양은 지난 23일 자신을 구속시킨 뒤 영치금과 속옷을 전해준 서울마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임철환(38)경장 앞으로 감사편지를 보냈다.

ㅊ양과 임경장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8월. ㅊ양은 2명의 남성과 원조교제를 벌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부모도 없이 5세때부터 보육원에 맡겨져 홀로 자라다 13세때 보육원을 탈출해 원조교제로 숙식을 해결해온 10대 소녀의 사연을 알게된 임경장은 ㅊ양을 불구속시킨뒤 청소년보호소로 넘겼다.

그러나 ㅊ양은 곧 청소년보호소를 탈출했고 시내 PC방을 전전하며 수많은 남성들과 원조교제를 벌이다 지난 6월 다시 임경장에게 붙잡혔다.

임경장은 ㅊ양을 다시 청소년보호소로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보호소를 뛰쳐나와 원조교제를 벌이던 중 40대 남성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다 지난 11일 경찰에 붙잡혔다.

ㅊ양을 조사한 경찰관은 또다시 임경장이었고 ㅊ양은 결국 절도 혐의로 구속돼 지난17일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됐다.

임경장은 곧바로 면회를 가 영치금 5만원과 속옷 10벌을 전달한 뒤 위로했고, ㅊ양은 임경장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격, 펜을 들었다.

ㅊ양은 편지에서 "지금까지 저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셨는데 너무나 부끄럽고 할말이 없습니다"며 "이제서야 후회하고 반성하는 저를 용서해주신다면 앞으로는 성실하고 올바른 사람이 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고 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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