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을 통한 불건전한 만남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특히 최근들어 30.40대 주부 채팅방이 러시를 이루면서 이들의 불륜과 성범죄를 부추기는 채팅방이 크게 늘고 있다.
24일 오후 1시 한 채팅사이트. 10대와 20대 채팅방은 텅 비어 있는 대신 30대와 40대 채팅방은 2천여개에 달했다. 한가한 오후 시간에 주부들이 많이 찾는 30대 및 40대 채팅방엔 솔직(?)한 대화 또는 '번개' 만남을 원하거나 심지어는 불륜까지 암시하는 '외로운 누님은 들어오세요' '먹혀드립니다' '솔직한 미시와의 만남' 등 20대 남성들이 만든 자극적인 제목의 방이 넘쳤다.
다른 채팅사이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30대 여성이 개설한 방의 경우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대학생 이모(27.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아줌마들과는 더 야하고 솔직한 성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30대 채팅방을 많이 찾고 있다"며 "채팅을 통해 친해진 주부들과 직접 만나는 친구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가정불화는 물론 남편이 채팅을 통해 부인과 바람을 피운 남성을 폭행하는 등 다른 범죄까지 유발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달서구에서 부인이 20대 남자와 채팅에 열중하고 바람을 피운다는 이유로 상대남자를 납치, 폭행했던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당초 취지에서 벗어난 음란채팅이 문제가 되자 일부 채팅사이트는 등록된 사용자의 나이를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최근 기능 향상을 위해 사이트를 임시 폐쇄한 한 사이트 관계자는 "채팅 사이트를 본래 취지와 다르게 이용하려는 남성들이 많다"며 "주부들의 안전을 위한 기능 향상을 위해 사이트를 임시폐쇄했다"고 말했다. 또 ㄴ사가 운영하고 있는 채팅사이트는 나이가 맞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도록 '나이 전용채팅방'을 개설했다.
하지만 경찰 등 사법기관은 음란채팅 등에 대한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한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수사 및 법적 처벌은 불가능하다"며 "청소년 성매매와는 달리 불륜을 저지르더라도 신고를 할 주부들이 과연 몇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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