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와대 행정관들이 왜이리 설쳤나

입력 2001-08-21 14:02:00

인천공항유휴지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증폭되는 사안들이 계속 불거져 나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당초 이 사건수사는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이 외압설을 폭로하면서 시작됐지만 정작 검찰의 1차 수사결과는 오히려 이 전 단장에게 명예훼손에다 입찰불공정 등으로 마치 특정업체에 특혜를 준 의혹이 있는 것처럼 돼 버렸다. 또 국중호 전 청와대 행정관도 개인차원의 외압을 행사했다는게 검찰수사의 결론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의혹은 과연 이번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에서 로비가 있었으며 대통령의 친인척이 대표로 있는 탈락업체를 잘 봐주라는 외압 행사가 과연 국중호 전 행정관 한사람 뿐이었으며 그 배후는 없었는가에 있다. 그런 와중에 구속전후 두차례에 걸쳐 이 전 단장은 외압일지가 있다고 해 '외압리스트'라도 있는 것처럼 폭로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또다른 두명의 행정관들이 이 전 단장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들 행정관들은 보고채널을 통해 공무로 전화를 했을 뿐 '외압행사'는 아니라는 게 청와대와 검찰의 해명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대통령의 친인척이 관련된 사안인데다 청와대 민정수석행정관들이 공교롭게도 유독 많은 관심을 쏟은 것이나 전화시점도 우선 사업자에 대한 1, 2차 재평가일에 맞춰 했다는 건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그래서 또다른 의혹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이 전 단장의 '외압일지'폭로까지 있는 터라 검찰은 설득력있게 이런 의혹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행정관들이 왜 그렇게 많은 전화를 했는가.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검찰에 수사의뢰하든지 건교부가 조치토록 하는 게 순서 아닌가. 검찰수사는 이 전 단장이 외압의혹을 폭로한뒤에 이뤄졌는데 그럼 그동안 행정관들의 전화는 뭘로 설명할 건가. 앞뒤 안맞는 게 너무 많다. 검찰은 어물쩍 넘기려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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