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적 측면에서 성공한 남자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기질(氣質)을 갖고 있지 않을까. 그 독특한 기질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었을까, 아니면 그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힌 채 고집스런 인간으로 비치게 한 요인이었을까.
남성심리 전문가인 정혜신(마음과 마음 정신과의원 원장)씨가 펴낸 '남자 vs 남자'는 성공한 남자 21명의 심리분석을 통해 그들 마음의 밑바닥까지 훑어내면서, 독자들에게 심리적 통쾌함(?)을 안겨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인이 이런 저런 심리적 결함을 갖고 있다는데,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이 책은 비슷한 심리적 결함을 가진 유명인 두사람을 함께 등장시켜 이들을 비교·분석하는 구성으로 쓰여진 것도 흥미롭다.
책 처음에 등장하는 인물은 '내맘대로 왕자'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니맘대로 독재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다. 둘 다 '우주의 중심은 나'라고 생각하는 '독불장군' 성향을 갖고 있다. 요즘 말로 하면 자기밖에 모르는 '왕자병' 기질이다.
YS의 왕자병은 너무 잘알려진 얘기지만, 김어준씨의 기질도 이에 못지 않다. 김씨가 '딴지일보'를 창간하면서부터 성장과정, 회사운영 등을 지켜보면 그의 귀여운(?) 오만과 독선, 독재자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800억원의 인수제의를 뿌리치고 8조원의 회사로 키워가겠다는 당찬 포부나 '조폭시스템'처럼 기자들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독선 등이 그예다.
다음에는 '완벽하지 못한 황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과 '망가지지 않는 광대' 가수 조영남씨가 커플로 등장한다. 그들 둘은 의외로 컴플렉스(열등감)의 화신이다. 이건희 회장은 어릴때부터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폐쇄적인 성향을 갖고 있고, 조영남씨는 못생긴 얼굴로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이때문에 이건희 회장은 강박적 성향으로 감정기능이 빈약한데다, 원리원칙을 따지길 좋아하고 도덕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갖고 있다. 조씨는 두번의 이혼경력과 '예쁜 여자'에 대한 집착력에서 보듯 대단한 열등감을 갖고 있지만, 자유주의 성향과 '끼'로 이를 훌쩍 뛰어넘어 진화시키고 있는 사례다.
'나로부터의 도피, 장세동' '나를 향한 일탈, 전유성' 커플, '돈키호텔형 소신, 박종웅' '햄릿형 소신, 유시민' 커플, '나를 위한 직업, 김종필' '나를 거는 직업, 앙드레 김' 커플, '시대와의 불륜 정형근', '시대와의 불화 마광수' 커플의 얘기도 읽어볼 만하다. 저자는 "성공한 남자들의 삶을 현미경을 통해 살펴보면서 그들의 삶이 평범한 이 시대의 많은 남자들과 질적인 차이가 있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