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패션 이젠 세계로

입력 2001-08-20 14:08:00

"유행을 창조하는 디자인과 색상으로 승부를 건 결과 '브랜드 파워'를 대외에 과시하게 됐습니다".

'김우종 패션'과 '도호(DOHO)'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주)혜공. '고품격 패션'으로 대구는 물론 대전 부산 마산 등 전국의 17개 백화점에 당당히 입점, 날로 매출을 늘려가며 세계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는 대구지역의 소중한 패션 업체다.

혜공은 지난 81년 대구시내 동성로에서 '김우종 뷰틱'으로 출발, 89년 '혜공물산 김우종 패션'으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백화점에 입점, 지역의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국내 중견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 매김한 혜공은 IMF(국제통화기금)체제를 호기로 활용한 대표적 업체다. 90년대 들면서부터 난립했던 패션 브랜드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할 때 혜공은 "백화점 입점이 어느 때 보다도 쉽겠다"는 확신을 가지고 98년 제2의 브랜드 '도호(DOHO)'를 탄생시켰다.2년만에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으며, 함께 전개한 브랜드 마케팅은 매출신장을 이끌어 냈다. 97년 60억원에 그쳤던 연간 매출이 2000년에는 100억원으로 성장한 것. 지난 2년간 브랜드 캐릭터를 시대흐름에 맞게 잘 변형시킨 결과다. 대부분 패션업체가 주 고객층의 연령대를 낮췄다가 실패했지만 혜공은 양대 브랜드 모두 20,30대를 겨냥, 성공한 케이스다. 그만큼 기획력과 디자인이 시대와 유행을 앞서가고 있다는 얘기다.

혜공이 지향하는 컨셉은 그 동안의 정장 스타일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고, 편안하게 보이는 패션. 혜공이 무한 경쟁시대에서 타 업체를 누르고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개발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도향호 디자인실장이 이끄는 디자이너는 무려 16명. 종전 7명에서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타 업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 내로라하는 솜씨의 디자이너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이들은 '패션은 벤처'라는 생각을 가진 유행의 창조자들이다.

이밖에도 인원이 크게 보강된 영업팀을 비롯 재단실과 생산공장으로 편성된 조직은 타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힘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내년도 서울지역 백화점 입점을 확정한 가운데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브랜드 개발 및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혜공은 올해는 이미 매출 목표치(150억원)를 초과 달성했으며 내년에는 250억원, 2005년에는 500억원, 2010년에는 1천억원대의 외형성장을 꿈꾸고 있다.

서울입성과 함께 밀라노 파리 도쿄 뉴욕 등 세계적 패션시장 진출의 길도 잇따라 열겠다는 혜공은 우선 세계적인 패션쇼 참가가 중요하다고 판단,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쉽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고품질, 고감도 패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혜공은 다양한 종류와 유행하는 제품을 다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소비시장을 공략중이다.

20년 역사를 가진 혜공의 김우종(44) 사장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역진출하는 지역의 패션업계 모델이 되는 것은 물론 대구밀라노프로젝트가 낳은 첫 해외진출 업체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끝〉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