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참가중인 남측 대표단은 개·폐막식 행사 참석을 둘러싸고 내부 분열상이 표면화되자 17일 오전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내부조율에 들어갔다.
○…대표단의 향후 일정조정을 위해 남측에서 김종수 신부 등 4명과 북측에서 허혁필 민화협 부회장 등 4명이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고려호텔 2층 8호 회의실에서 만났다.
북측은 15일 만찬 직전에 전달한 남측 항의문건에 대한 입장을 또다른 문건으로 정리해 김 신부에게 전달했다.
북측이 전달한 문건에는 "통일행사를 보는 것조차 무서워한다면 6·15공동선언을 어떻게 이행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5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주최의 만찬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기다리게 하는 무례를 범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남북 양측은 17일 오후 일정마저 중단시킬 수 없다는 부담감이 작용한듯 이날 정오께 타협점을 찾았다.
남측 대표단의 김종수 신부는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고려호텔 영화관에 모여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측과 합의한 내용을 설명했다.
일부 인사들은 지도부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남측 대표단이 평양에 온 만큼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자는 분위기였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찬 추진을 놓고 대표단 사이에서 이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박수를 통해 지도부측에 신임을 표시했다.
일각에서는 기념탑행사 참석 파문으로 가라앉은 남측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만찬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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