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심층면접 지방선 '장님'

입력 2001-08-17 14:51:00

내년도 대학 입시에서 심층면접, 구술고사의 비중이 확대됐으나 지방의 경우 출제경향, 시행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 수험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교 현장장학협의회와 진학지도 교사 등이 공교육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교육정보 격차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서울 지역 상당수 고교와 학원들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 자체 강사진과 심층면접 관련 주요 대학 강사, 조교 등을 활용해 대대적인 특강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대구에서는 학교에 이렇다할 심층면접 대비 프로그램이 없어 방학 동안 많은 수험생들이 학원가로 몰렸지만 정보가 늦고 강사진도 취약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

특히 수강생 부담으로 한번에 150만~200만원씩 주면서 서울의 전문 강사를 불러 특강을 실시한 학원도 여럿 있었으나 만족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는 게 수험생들의 반응이다. 오모(ㄱ고 3년)군은 "법대 진학을 바라고 인문계 특강을 들었는데 알기 힘든 법학 전공 얘기만 늘어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9, 10월 수시모집 전형이 시작되면 심층면접 대비반이 잇따라 개설하고 정시모집을 앞두고는 지난해 논술과 같이 100만~200만원대 고액 과외도 고개를 들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대학들의 심층면접 방식이나 출제 경향이 워낙 복잡해 지역 학원 단위에서는 충분한 정보를 얻기가 힘든 만큼 수험생들이 돈과 시간만 날릴 우려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수험 불리에 따라 고교 현장장학협의회 등은 주요 대학 심층면접 정보를 분석해 교재를 개발, 보급하는 한편 대학 교수, 전문 강사 등을 불러 국어과나 사회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집중연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최근 대구시 교육청에 교육정보 불균형 시정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신고 석인수 교장은 "수도권 고교들의 심층면접 대비 열기에 비춰 이대로 입시가 시작되면 지역 수험생들은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답답한 수험생들이 학원가를 헤매지 않도록 교육청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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