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유럽평가전 또 0대5…참담한 한국축구

입력 2001-08-16 14:25:00

한국 축구대표팀이 유럽세에 또 맥없이 주저앉았다.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6일 새벽(한국시간) 체코 브루노의 드르노비체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랭킹 9위 체코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현격한 실력차를 극복치 못한채 바라넥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0대5로 대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98년 프랑스월드컵의 네덜란드전,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의 프랑스전에 이어 세번째 0대5의 참패를 재연, 당초 기대했던 유럽세 극복에 실패했다. 히딩크 감독 취임 이후 유럽팀과의 4차례 경기에서도 전패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은 힘과 높이를 앞세운 체코의 공격수들을 막기에 힘이 부쳤고 후반전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수비벽이 무너져 대량 실점하는 고질병을 여전히 드러냈다.

또 반격에서 얻은 기회를 쉽게 무산시키는 골 결정력 부족과 추가실점을 막으려는 끈끈한 정신력도 보여주지 못하는 등 많은 숙제를 남겼다.

한국은 경기 초반 202cm의 얀 콜러 등 장신 공격수들을 앞세운 체코의 고공 플레이에 주춤했지만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며 서서히 조직력을 다져나갔다.

전반 24분 송종국이 왼쪽에서 크로스패스한 것을 안정환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머리로 받았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갔고 25분에는 황선홍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슛했으나 골키퍼 스르니첵이 선방,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그러나 전반 29분 수비망이 흐트러지면서 세계적인 미드필더 네드베드(이탈리아 유벤투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네드베드는 콜러와 골을 주고 받으며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한 뒤 달려나오는 골키퍼 이운재 측면으로 가볍게 왼발 슛, 골 네트를 갈랐다.

후반초반 한국은 빠른 측면 돌파로 공세를 폈지만 이후 체코의 반격에 대량 실점했다. 바라넥은 후반 20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이민성이 걷어낸 볼을 차넣어 자신의 첫골을 기록한뒤 29분에는 헤딩슛으로, 45분에는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콜러를 대체해 들어온 로크벤치는 40분 역시 헤딩슛으로 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 안정환, 황선홍을 이천수와 이동국으로 교체했으나 변변한 골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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