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사람들-농협 직원의 친절

입력 2001-08-14 00:00:00

농협 성당지점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이다. 며칠전 무더운 날 오후에 농협 성당지점에 들어가는 순간 창구 여직원의 큰 소리에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위를 살펴보니 창구 여직원이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고객에게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 고객은 가족의 유산예금을 찾으러 온 젊은 주부인 듯 했는데 안타깝게도 말을 못하는 청각 장애인이었다. 말을 하지 못하니 창구 직원도 설명하기 힘들고 고객 역시 말을 알아듣기가 쉬울 리 없었다.

그 고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눈에는 눈물까지 고여 있었다. 아마 유산 예금 인출절차가 까다로운 듯 했다. 창구 여직원은 메모지에 메모를 해가며 마치 유치원생에게 설명하듯 또박또박 큰 소리로 입모양을 크게 하면서 설명하고 고객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짜증스럽고 불쾌해지기 쉬운 상황에서 창구 여직원의 친절한 모습은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 같았다. 성심껏 몸이 불편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 여직원의 이름은 나은정씨였고 친절직원으로 뽑히기도 했다고 한다. 일선 창구에서 근무하는 모든 분들이 나은정씨처럼 친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수영(대구시 효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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