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미기록 조류 8종 발견

입력 2001-08-10 12:33:00

대구의 양대 명산인 비슬산(1084m)이 국내 미기록 조류와 희귀 동.식물 수백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것으로 전문가 조사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임도, 각종 위락시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이들 동식물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고 이미 훼손도 상당히 진행중인 것으로 보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는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청에서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실시한 '비슬산 자연생태계 조사' 보고회를 갖고 국내 미기록 담수조류(藻類)를 비롯해 희귀.멸종위기종을 다수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163종의 담수조류가 관찰된 가운데 심플로카 무스코룸, 닥틸로데케 브라우니 등 8종의 한국 미기록종이 발견됐다.

담수어류는 고유종인 참몰개, 긴몰개, 미유기, 자가사리, 동사리 등 5종을 포함해 모두 27종이 관찰됐다.

기세곡천, 금포천, 현풍천, 차천에서는 끄리, 베스 등 육식성 어종의 밀도가 높게 나타나 생태계 평형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은 중상류지역은 1, 2급수로 양호하나 하류쪽으로 내려가면서 공단.생활폐수로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육상곤충은 이번 조사에서 83종이 새로 관찰돼 모두 218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과거 문헌과 비교할 때 나비류는 3분의 2 정도가 감소, 자연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저서(底棲)성 대형 무척추동물은 55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들은 파리목.잠자리목 9종, 날도래목 7종, 딱정벌레목.하루살이목 6종 순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양서류와 파충류는 각 9종 14종인 가운데 희귀.멸종위기종은 10종으로 나타났으며 서식지 교란, 남획 및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종에 의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류는 37종이며 참새, 붉은머리오목눈이, 꿩, 까치 순으로 많았고, 청호반새, 물총새, 쇠딱다구리, 흰배지빠귀, 황조롱이 등 희귀종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비슬산 일대에서 관찰된 식물은 모두 536종으로 한국 특산식물은 지리대사초, 죽대, 뻐꾹나리, 산앵도나무, 산비장이 등 17종이었다.

대견사지에서 비슬산 정상에 이르는 초지에는 정영엉겅퀴, 고본 등 희귀식물들이 다수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승원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비슬산이 아직 자연성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견사지 정상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등산로를 따라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식년제 도입과 자연환경보전지역 지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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