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후 '세기의 연인'으로 은막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스타들이 나이를 초월한 채 당당하게 아직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어 부러움을 준다. 개방적인서양사회의 분위기 탓이기도 하지만 나이 60세가 돼도 '완숙미'를 뽐내는 등 젊음을 잃지 않고 있어 옛날의 명성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느낌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연예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또 가부장적인 사회제도 속에서 여성적인 미덕을 강조하는 우리와 확연한 대조를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마저 준다.
▲'셸부르의 우산'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연인' 카트린 드뇌브(57). 프랑스의 항구도시 '셸부르'의 18세 우산가게 집 딸인 주느비에브로 분해자동차 수리공인 기이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애틋한 만남과 이별로 만인의 심금을 울렸던 그녀. 어느새 4년전에 손주를 본 '할머니'가 됐지만 유명화장품 로레알의 모델로 발탁됐다. 10대와 20대 스타들이 판을 치는 우리사회의 미적 기준으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일이지만 그녀는 지난 4월 유명잡지 '배니티 페어'가 뽑은 '이 시대의 가장 유명한 여배우 10명'에 선정되고 한 여성잡지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여성'으로뽑혔다. 지난해 미국의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나서기도 한 그녀는 이번에 모델로 기용되면서 "세월의 흐름에 거스르고 싶지 않다"며 얼굴의 결함을수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당당함을 과시했다는 소식이다.
▲1969년도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의 '해바라기'에서 기차를 타고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밭을 지나며 남편을 찾아가는 아련한 영상으로 우리나라 팬들에게 잘 알려진 이탈리아 영화의 여신 소피아 로렌(67). 2년전 한 설문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뽑힌 그녀는 현재아들인 에도아르도 폰티(28) 감독의 데뷔작인 '이방인들 사이에서'에 100번째로 출연, 여전한 젊음(?)을 과시하고 있다. 이외 세계적인 육체파 배우로명성을 날렸던 프랑스의 브리지트 바르도(67)는 현재 동물보호운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글래머스타로 유명한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61)는 최근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클레오파트라'로 할리우드 최고의 미녀로 꼽혔던 엘리자베스 테일러(69)도 지난해 에이즈예방운동 공로로 인도주의 활동을 한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매리언 앤더슨'상을 수상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세월의 무게를 아랑곳 않는 외국 유명스타들의 활동을 보면서 우리나라 '은막의 여왕'들의 쓸쓸한 현주소가 새삼 떠오른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돼야 '나이'와 '성'을 뛰어넘는 '영원한 스타'를 우리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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