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도자기 문화체험

입력 2001-08-06 00:00:00

한낮의 기온이 35도를 넘었던 지난달 31일 낮. 대구시 북구 도남동의 도자기 체험 학습장인 '흙 굽는 마을'(대표 이영식)은 또 다른 땀의 현장이었다. 비지땀을 흘리며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 일곱 명의 아줌마들(유정숙·윤분선·이미영·배은숙·김선자·유영란·이성희씨). 이들 사이로 유치원생∼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 11명도 덩달아 바쁘다.

동부여성문화회관 독서지도반 동기생들인 이들은 수시로 모여 자녀교육 노하우를 나눈다. 박물관 견학을 함께 가기도 하고 테마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날도 아이들 방학을 맞아 평소에 계획하기 어려웠던 도자기 문화체험에 나선 것.

"아이들과 함께 흙을 만지고 그 흙으로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산 교육이 됩니다. 작품 한 점당 5천원씩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도 없는 편이죠"

유정숙(37·대구시 북구 산격동)씨는 아이들이 이렇게 신기해 할 줄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같이 흙 냄새를 맡다 보면 아이들과도 쉬 공감대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두 세시간 동안 아이들과 한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는 이만한 게 없을 것 같단다.

아이들은 아주 신이 났다. 도자기의 내력과 만드는 방법에 관한 설명은 안중에도 없다. 흙 만지는 재미에만 흠뻑 빠져있을 뿐이다. 자리를 뜨지 않고도 어떻게 두 세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임에도 정작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표정들이다. 행여라도 망칠까, 손길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만드는 모양도 제각각. 하트모양의 그릇을 만들기도 하고 비교적 쉬운 쟁반을 만들기도 한다. 열흘 뒤 가마에 굽혀져 완성된 작품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은 도자기 체험학습의 또다른 매력이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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