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을 수가...". 유례없이 푹푹 찌는 '사막 더위'때문에 시민들이 축쳐져 있는 것과 달리 각종 '배달 음식업'은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이다.
대구시 남구 ㄱ 치킨 업주 김모(45)씨는 요즘 낮엔 인근 야외수영장에서, 밤엔 신천 둔치에서 날아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김씨는 "매일 밤 8시가 넘어서면 신천 둔치에 쉬러 나온 시민들이 치킨과 맥주를 시켜 평소보다 매출이 30%이상 늘었다"고 즐거워 했다.
2일 밤 8시 30분쯤 대구시 남구 이천주공아파트 인근 신천 둔치.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속에서 자전거를 탄 배달꾼들이 연신 휴대폰을 누르며 음식을 주문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또 배달꾼들은 인파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가게 홍보물을 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수성구 한 야식점 배달원은 "주문이 워낙 밀려 정신없이 바쁘다"며 "떡볶이부터 술안주까지 다양하게 주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ㅁ 퀵서비스업체의 경우 늦은 밤까지 간식거리를 배달해달라는 전화 주문이 잇따른다는 것.
또 더위에 지친 주부들이 중국음식점, 김밥집, 피자전문점 등에 배달을 시켜 식구들의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업종이 '열대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달서구 대곡동 ㅇ 아파트에 사는 주부 조모(34)씨는 "하루종일 덥고, 귀찮고 해서 낮에는 냉면을 밤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를 시켜 먹고는 한다"고 말했다.
대곡단지내 한 중국음식점의 경우 평소엔 오후 2시쯤이면 주문이 없었지만 요즘은 3~4시까지 음식 주문이 쇄도한다고.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한낮의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맹위를 떨치면서 축산농가들 또한 초비상이다. 농가들은 가축 집단폐사를 우려해 대형 냉각팬과 에어쿨, 스프링클러, 환풍기를 긴급 설치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를 가축에 먹이며 피해 막기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 15군데 젖소 농가는 폭서가 수그러들 기미가 없자 대당 50만~60만원인 냉각팬 20대와 대형 선풍기 50대, 스프링클러 50개 등을 집단 구입해 가동에 들어갔다. 젖소 13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주민 김진수(56)씨는 축사에 그늘막을 쳤으나 소가 더위를 견디지못해 5일전부터 대형 선풍기 6대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 김씨는 『도시사람들은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지만 우리는 젖소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또 더위로 젖소 수유량이 떨어지자 성장률과 수태률이 감소할 것을 우려, 열량이 높은 배합사료 대신 신선한 청초를 공급하고 있다.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에서 돼지 1천마리를 기르는 나영학(45)씨도 지난달 20일 물을 뿜는 에어쿨 21개를 긴급 구입, 축사 냉풍시설을 갖췄다. 나씨는 돼지가 유독 더위에 취약해 밤낮을 가리지않고 물을 자주 뿌려주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공급하고 있다.
닭 5만마리를 사육하는 최상목(52·달성군 현풍면 지2리)씨는 폭염으로 지난 1일까지 50마리가 죽고 계란이 20% 줄어들자 서둘러 환풍기 100대를 사 가동하고 있다.
달성군 관계자는 『축산농가마다 기록적인 무더위를 넘기기 위해 초비상』이라고 전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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