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 소설사를 체계적으로 연구,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책이 출간됐다.
김광순 경북대교수가 펴낸 '한국고소설사'는 한국 고소설의 기원을 '금오신화'로 잡은 그동안의 고소설 연구 관점에서 탈피한 것이 가장 큰 특징.'한국고소설사'에서는 '금오신화'에서부터 500여년 거슬러 올라가 9~10세기 신라말, 고려초의 중세초기를 한국 고소설의 사적 전개 출발점으로 잡고 있다.
저자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조신전(調信傳)'을 비롯, '금현감호(金現感虎)', '최치원(崔致遠)' 등의 작품이 현실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작가의 창의성, 허구적인 아야기 등 소설 형태를 갖추고 있어 중세초기의 소설로 수용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소설의 개념, 고소설 용어 정립, 유학자의 소설관, 고소설 유형론, 고소설의 특징을 논한 뒤 중세초기, 중세중기, 중세말기, 중세에서 근대로의 전환기, 근대초기, 근대중기 등 6시기로 나누어 시기별 소설의 변모양상을 통해 고소설의 사적 궤도를 추적하고 있다.또 '금오신화', '홍길동전', '구운몽', '춘향전'에 대해서는 연구사와 연구경향별 검토를 통해 학계의 쟁점이 무엇인가를 밝혔고 문제가 되고 있는 작품도 구체적으로 논의하여 수록했다.
이와함께 창작 연대가 미상인 고소설 대부분을 75년 내지 300여년의 간격을 설정, 각 시기별 소설의 양상을 논의함으로써 1천여편 고소설의 사적 변모양상을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고소설사 연구는 1933년 김태준의 '조선소설사'에서 처음 시도 되었으나 저자가 장치사상범으로 연루되면서 '조선소설사'가 금서로 분류, 학계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이후 많은 고소설 전공자가 배출되었으나 개별 작품연구에만 주력했을 뿐 '조선소설사'를 뛰어 넘는 제대로 된 고소설사 단행본을 출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국고소설사' 출간은 한국 고대 소설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식 한국고소설학회장(건국대 교수)은 "고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한편 한국 고소설의 기원을 새로 설정한 것은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학자료원 펴냄, 470쪽, 2만원.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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