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7일 취임 일성으로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솔직히' 고백한 진념(陳稔) 경제팀.
출범 1년이 된 지금까지 경제팀의 수장인 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구조조정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고 공적자금을 추가 조성해 기업.금융부문의 부실털기에 나섰지만 아직 성과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세계경제, 특히 정보기술(IT) 경기의 침체라는 복병을 만나 우리경제의 상황이 예상 밖으로 나빠졌고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과거 경제팀에 비해 '장수'하고 있는 현 경제팀이 언제까지 자리를 지키며 어떻게 경제에 드리운 짙은 안개를 헤쳐나갈지가 관심사다.
▲구조조정의 기틀은 마련…'절반의 성공'
이헌재(李憲宰) 경제팀의 바통을 이어받은 국정 2기 경제팀은 40조원의 공적자금을 추가 조성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금융.기업부문의 부실청소에중점을 뒀다.
예금부분보장제도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이유로 도입 시기 연장론이 제기되자 보장한도를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높여 당초 예정대로 올해부터 시행했다.특정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채권담보부증권(CBO) 발행 제도를 도입하고 20조원의 회사채펀드를 조성해 자금시장의 막힌 혈관을뚫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대 부문 12개 핵심과제를 선정해 지난 2월까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한뒤 3월부터는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하고 일부 위헌시비 속에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만들었다.
지난 5월에는 1차 기업규제 완화를 실시해 기업의 숨통을 다소 터줬다.
또 여.야.정 정책포럼을 열어 경제문제 대해 당을 초월한 협력관계의 싹을 틔우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 문제는 여전히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대우자동차와 현대투신, 하이닉스 등 지난해 우리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꼽힌 대기업의 처리는 아직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아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계속작용하고 있다.
또 반도체 등 세계 IT 산업의 침체가 몰고 온 예상 밖의 경기 하락은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 뿐 아니라 올해 경제성장률 4~5% 달성도 힘들지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시는 맥을 못추고 있으며 물가는 오르고 집값은 급등하는 등 서민들의 고통은 더해가고 있다.
기업들은 경영환경의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등 경제계의 대정부 목소리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향후 과제는 구조조정 마무리와 경기회복
진념 경제팀은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투자 유치와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실기업의 처리를 하루빨리 마무리해야 하며, 세계 경제의 악화에 따른 수출감소로 추락하고 있는 국내경기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기가 어렵더라도 구조조정은 중단없이 해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부총리는 부실기업의 처리와 관련, "우방, 동아건설, 한양, 고려산업개발 등 부실기업을 퇴출시켰다"며 "대우차, 현대투신 등의 처리는 상대가 있는 게임인 만큼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더욱 과감한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박사는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고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을 대비해 법인.소득세율 인하 등 감세정책도 고려해야 한다"며 "30대그룹 지정제도를 축소하는 등 기업을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30대 그룹제도의 경우 재경부는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반면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현행 제도의 유지를 고수하는 등 재벌정책에 대해 경제팀내이견이 표출되고 있어 이를 조정하는 것도 과제다.
또 집단소송제와 은행법 소유한도 완화, 공적자금투입 은행의 민영화 등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함께 내년에 각종 선거를 앞두고 예상되는 정치권의 선심성 정책 주문과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