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사참배…한일 긴장 고조

입력 2001-08-02 14:44:00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오는 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계획을 앞두고 한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수정 거부, 남쿠릴열도 어로분쟁에 이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강행될 경우 양국간 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계획에 대해 시종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혀왔고,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간의 2차례 외무회담을 통해서도 이같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

하지만 일본측은 신사참배 계획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고려한 때문인지 패전기념일(8월15일)에 앞선 신사참배, 총리의 공식 참배가 아닌 개인차원의 참배 등의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만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말장난에 불과하다"면서 그같은 일본의 '얕은 꾀'에 현혹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계획에 반발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 14명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이유가 크다.

특히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배의 쓰라린 경험을 당한 우리 입장에서는 비록 5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일본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식참배하는 것은 지난 98년 채택된 21세기 새로운 한일 공동파트너십 선언 정신의 중대한 위배로 간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도 "어떤 형태로든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에 나설 경우 과거의 대응 등을 참고해서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3년 일본 정부가 일제시대 한국인 강제징용자 24만3천992명의 명부를 우리측에 전해준 뒤 지금까지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명부조차제대로 파악하지 않은데 대한 비판이 일고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24만명이 넘는 명부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명단만을 분류하기는 어렵고, 특히 창씨개명된 상태에서 명부가 작성됐기 때문에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미 지난 93년 우리 정부에 전달된 강제징용자 명부에서 한국인의 야스쿠니 합사 사실이 기록된 상태에서, 정부가 8년여가 지난 아직까지 명단을 정리조차 안한 것은 문제"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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