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중단 작심 3일

입력 2001-08-01 14:10:00

한나라당이 이회창 총재 가계의 일제하 행적 문제를 거론한 민주당 8·15 특집 당보에 반발, 김대중 대통령을 친일로 몰아 가며 맞불을 놨다. 소강국면이던 정치권의 막말 정쟁이 여야 영수를 공격대상으로 삼으며 다시 폭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은 1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권이 과거 일제시대 공직자와 가족들을 모두 친일파로 매도 하는등 원색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며 "여권 정치인과 고위직 부모들의 행적을 모두 조사하자"고 비난했다. 이와함께 "이 문제는 국민들을 호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야당을 때려 잡으려는 여권의 태도는 독재와 같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은 전날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방문때 어린 시절 일본인 담임선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요타입니다"라고 인사했다는 일본 신문 기사를 공개하며 맞대응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 목포상업학교 일본인 담임선생 무쿠모토 이사부로(81)씨 인터뷰가 실린 일본 아사히신문(2000년 10월14일자)을 제시했다.

권 대변인은"거짓말로 드러난 야당 총재 부친의 흠집내기에 몰두한 민주당이 제 정신이냐"며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일본이름으로, 일본말로 인사를 하는 존일파 대통령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대통령이 일본 방문시 일왕을 천황폐하로 불렀다"며 "민족정기를 되찾고 친일파를 쫓아내야 한다는 김희선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먼저 대통령을 쫓아내야 하는 역설이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일단 한발을 빼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전용학 대변인은 "민주당보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촉발된 일본 문제를 되돌아 보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최근 정국 상황을 반영한 대야 공격용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속내는 "일제 때 검찰이 일제의 봉사기관이지 독립운동기구는 아니지 않느냐"는 데서 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맞대응은 자제 하겠지만 이 총재 가족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태도에 따라 전면적인 들춰내기 공세에 나설 수도 있음을 내비치며 으름장을 놨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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