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정보-500년 전통 상업문화 재조명

입력 2001-08-01 00:00:00

상업을 천시한 풍토와 사회적 신분질서의 굴레 속에서도 독특한 자신들의 세계를 가꾸고 권력에 가까이간 한국의 보부상.역동적이고 현실적인 이 집단들은 그러나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이들의 파워를 이용하려는 당시 조정과 공생을 꾀하려던 보부상과의 정경 유착적인 관계 속에서 결국 어용집단, 친일세력이라는 오점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 이들이 처한 사회적 신분질서와 구조를 이해한다면 실제 500여 년을 가꾸어 온 상업문화는 오늘날 현대기업의 정신이요, 모태로 재평가 돼야 한다. 최근들어 일부학자들이 보부상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활발히 펴는 가운데 TBC대구방송은 좬우리지역 문화찾기좭 시리즈의 일환으로 지역에 남아 있는 보부상의 흔적을 찾아 보고 재 조명하는 시리즈 '한국의 보부상'을 기획해 8월 중순 방영한다.현재 전국적으로 보부상의 흔적은 경상도와 충청도 두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에는 경북 고령지역의 '고령 상무사 좌사계'가 남아 있다. 소멸 된지 100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들에 관한 유물과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편이다. 지역에 이렇게 전승된 것은 당시 보부상의 규모가 특히 방대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 기획은 묻혀진 우리 지역문화의 한편을 찾아내는 소중한 시간으로 보인다.원래 보부상은 보상(褓商, 보따리에 물건을 담아 행상 )과 부상(負商,지게에 물건을 싣고 시장을 떠돌며 행상)의 합성어로 두 집단이 엄격히 분리 돼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었는데 각 지역마다 독립성을 갖추고 있었다. '고령 좌사계' 역시 독립 조직으로 활동했으며 그 유명한 안동지역의 간 고등어도 이들 보부상의 역할로 상품화됐다고 한다.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당시, 어떻게 생물인 생선을 취급했는지…. 궁금증을 풀어본다. 또 이들의 강한 결속력은 대부분 가족이 없는 떠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리고 막강한 재력으로 시도한 정경유착. 정경유착의 시초라는 해석이 과연 맞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등 보부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박진홍PD는 좬현대 기업들의 모럴헤저드가 심각한 가운데 당시 보부상들이 목숨처럼 지켰던 상업정신과 윤리를 되짚어 봄으로써 이기주의가 만연한 현대인들에게 공동체의 기본을 제시하고 진한 사람냄새를 느끼려는 취지로 기획했다좭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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