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수혜효과 관심

입력 2001-07-30 00:00:00

오는 10월25일이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XP'가 출시된다. 윈도XP는 MS사가 지난해 잇따라 출시한 '윈도ME'와 '윈도2000'의 후속 버전.

세계 경제계는 윈도XP가 '윈도95'와 '윈도98'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IT산업과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 비중이 큰 우리나라 여건상 윈도XP에 쏠리는 관심은 지대하지 않을 수 없다.

MS사의 운영체제는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 때마다 IT산업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이들 운영체제는 하드웨어의 신규수요 폭발을 불러 컴퓨터 산업을 팽창시켰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대중화도 촉진시켰다.

윈도XP는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운영체제보다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요구한다.윈도XP의 시험판을 써 본 테스터들은 "최소한 650MHz 이상의 펜티엄3 CPU와 128MB 메모리를 갖춰야 윈도XP가 제대로 작동된다"고 입을 모은다. 넉넉히 윈도XP를 돌리려면 사양이 이보다 높아야 하며 특히 메모리의 경우 256MB는 돼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윈도XP가 출시되면 대대적인 컴퓨터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 것이며 컴퓨터 산업의 성장 사이클이 형성되고 증시도 활기를 띌 것이라고 낙관론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7월 이후 급락하고 있는 메모리 가격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아시아의 칩제조 업체들이 윈도XP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지난 19일자로 보도했다. 소시에테 제너럴(SG)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개학 시즌과 윈도XP 출시 등에 따라 PC 부문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3분기말에는 D램 수요가 되살아 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27만8천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윈도XP가 컴퓨터 하드웨어의 신규 수요를 어느 정도는 창출하겠지만 윈도95나 윈도98만큼의 엄청난 파급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윈도XP가 종전의 운영체제보다 강력한 부가기능을 갖고 있긴 해도 대다수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느낄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평가가 윈도XP 시험판 테스터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 테스터(ID:webster)는 "윈도95 출시 때처럼 대다수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기존의 운용체제(윈도3.1)를 버리고 새 운영체제로 이동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일부 부가기능이 필요한 사용자들이나 매니아들이 윈도XP로 이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특히 윈도XP의 정품 구입자에게조차 전화 혹은 인터넷을 통해 정품구입 사실 인증을 요구하겠다는 MS사의 방침이 윈도XP의 보급을 스스로 가로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은 "윈도XP의 불법 사용을 막기 위한 MS사의 이같은 방안 때문에 윈도XP 사용 확산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PC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도 당분간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도 최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윈도XP가 올해 반도체 수요를 진작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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