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환자 급증

입력 2001-07-28 14:09:00

택시 운전기사 김모(44·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최근 머리가 아프고 감기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푹푹 찌는 날씨속에 에어컨을 틀지 않을 수가 없다"며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다보니 목도 답답하고 머리가 깨지듯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주부 송모(36·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지난주 해수욕장에 다녀온 이후 딸이 눈병에 걸려 고생했는데 이번엔 아들이 옮았다"며 "눈이 아파 밤잠을 설치는 아이들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30℃를 웃도는 불볕더위로 냉방병과 눈병을 앓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있다.대구시 중구 ㅇ내과의원엔 어지러움과 두통, 기침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이 병원 원장은 "사람들이 에어컨을 켜놓은 실내에 오래 있다보니 두통이나 감기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구의 ㅎ안과의원의 경우 지난달에 비해 눈병 환자가 30%나 증가했다. 수성구 ㅎ안과도 요즘 외래환자의 40%이상이 눈병 환자다. 이 안과 박영진 원장은 "최근 무덥고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린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전염성이 강한 만큼 환자는 격리시켜 치료하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북대병원 이정범 교수(가정의학과)는 "냉방병은 허약한 몸에 발생하기 쉬우므로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에어컨을 사용하더라도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5도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더위 사고'도 속출, 지난 15일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한 아파트에서 회사원 임모(35)씨가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또 지난 2일 오후 2시쯤엔 대구시 수성구 한 식당앞 평상에서 잠을 자던 노숙자 조모(47)씨가 땀을 심하게 흘리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숨지기도 했다.

27일 오전 11시쯤에도 부산 문현동 장모(83) 할아버지 집에서 할아버지와 부인(79)이 더운 날씨로 기력이 떨어져 나란히 숨진채 발견됐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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