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어쩌면 상아탑의 과학자들의 독립적 성향이 강한 예술가들에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정부 기관이라든지, 대학, 또는 다국적 기업과 같은 거대 기관들에 소속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곳에 소속된 과학자들은 비록 과학의 분야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개인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실제에서는 그들 모두가 봉급쟁이에 불과하다. 그들은 사고(思考)의 자유를 포기하는 대신 좋은 작업 환경, 나쁘지 않은 보수, 해고 없는 자리, 연금 보장 등의 혜택을 누리는 것에 불과하다. 그들은 또한 관료주의의 억압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연구비를 지급하는 기관으로부터 의료보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료 기구들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가?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학문 분야의 편협한 분파주의에 의해서도 알게 모르게 억압받고 있다. (중략) 이처럼 여러 구조적인 제약들에 의해서 과학자들은 관례적인 지식에만 의존하고 번쩍이는 영감이라든지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이라든지 하는 것은 전혀 키워 볼 길이 없게 된다. 자유를 빼앗김으로써 과학자들은 까다로운 논문 형식에나 집착하게 되고, 마치 중세의 신학자들처럼 아집에 빠진 존재로 전략할 수도 있게 된다. -제임스 러브록,'가이아의 시대'에서
(나) 과학 발전의 전반적인 형태는 그 시대의 요구에 따라 규정된다. 하지만 개개의 과학자로 하여금 과학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또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게 하는 것, 밤늦도록 일하려 하게 하는 것, 이러한 것을 단순히 그 시대의 요구를 따르려 함이라고 할 수 없다. 과학자가 자기의 일에 몰두하는 것은 마치 시인이 자신의 시에, 미술가가 자기의 작품에 몰두하는 것과 같다. (중략)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과학자의 경우에도 이론 과학자만큼이나 개인적인 탐구의식은 절실하며 탐구를 통해서 얻는 희열은 매우 크다. 그렇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실용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중략) 실용적인 인간이 새로운 터빈을 생각해 내고 디자인하는 것은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내는 것 못지않게 급진적이며 창조적인 행위이다. -야콥 브로노프스키, '과학과 인간 가치'
제시된 두 글은 과학자들이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 행하는 여러 활동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제약'에 대한 서로 상이한 두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둘 중에 어떤 견해가 옳다고 단정적으로 결론짓기는 어렵지만, 상반된 입장에 있는 두 의견은 오늘날 과학자들의 활동을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상보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제도화한 오늘날의 과학 활동에서 연구의 '자율성'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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