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승무원 30년 근속

입력 2001-07-27 14:50:00

"해외에 나가기 힘든 시절에 세계에 대한 관심때문에 대한항공에 입사했는데 벌써 강산이 3번 바뀌었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민항공 사상 처음으로 객실승무원 분야에서 30년간 근속한 남승무원이 탄생했다.

30년전인 71년 7월26일 대한항공에 객실사무장 공채 1기로 입사한 이후 기내여객서비스 업무라는 외길을 걸어온 원동헌(元東憲.54) 수석사무장.

원 사무장은 69년 3월 시작된 우리나라 민항공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30년 근속기간중 2만6천600시간(1천108일)을 하늘에서 보냈다.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던 그는 70년대초 사회적으로 생소하기만 한 남승무원직에 도전, 불모지와 다름없던 항공 서비스 분야를 개척했다.

특히 그가 지난 76년 하와이행 기내에서 갑작스럽게 혼절한 승객을 인공호흡으로 살려낸 일은 승무원직에 대한 인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되고 있다.실제로 대한항공은 이 일을 계기로 기내 서비스만을 해오던 승무원들이, 응급환자 발생시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승무원 훈련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그가 그동안 기내 승무원 자격으로 방문한 국가는 20여개국 60여개 도시에 달한다지난 2월 현직 승무원으로는 최초로 임원의 자리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 원 사무장은 지금도 1주일에 3박4일은 여객기를 탄다.

30년전과 비교해달라는 주문에 원 사무장은 "요즘 승객들은 기내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은 것 같아 아쉽다"며 "정년까지 2년이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객실 승무원직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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