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국민.주택 합병은행의 은행장이 26일 마침내 선정됐다. 지역 금융가에서도 통합 은행장 선출과 이에 따라 오는 11월1일 출범하게 될 거대 통합은행을 두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은행 직원들 반응
주택은행 직원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반기면서도 국민은행을 의식한 듯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들이었다. 26일 오전으로 예정돼 있던 은행장 발표가 시간을 넘기면서 직원들은 불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으나 오전 11시40분쯤 인터넷 매체와 뉴스 속보를 통해 김정태 행장으로 알려지자 손뼉을 치며좋아했다.
반면 국민은행 직원들은 아주 침울한 분위기. 김상훈 국민은행장이 금감원 및 은행 출신으로, 증권 출신의 주택은행 김행장보다는 더 유력하며 자산이나 여수신 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은행 몫이 될 것으로 믿었던 직원들은 "정서적으로 당분간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들.
국민은행은 노조 이름으로 김정태 행장 선임은 무효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력 및 영업점 정리
현재 대구.경북지역에는 국민은행 46개 점포(직원수 800여명), 주택은행 36개 점포(직원수 600여명)가 있다. 중복 점포 정리가 시작되면 두 은행이 전국적으로 운영중인 점포 1천119개 가운데 10%정도는 폐쇄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8~9개 정도는 문을 닫아야 할 형편.
김정태 행장은 국민은행 직원들의 반발을 감안, 향후 1년간은 양 은행 간판을 그대로 유지한채 영업하고 이후 중복 점포를 없앨 것이며 명예퇴직 이외에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1년 뒤에 정리가 시작된다고 해도 지금부터의 영업실적이 기반이 되기때문에 사실상 생존 전쟁에 돌입한 상태라고 불안해 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점포가 두개 이상 있을 이유가 별로 없으며 대도시에서도 영업 영역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부분 정리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중소도시 점포로 나가는 것을 극히 꺼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두 은행은 이달말부터 명예퇴직자 신청 접수에 들어가 일단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원에 들어간다는 계획.
◇지역 금융권 반응
대구은행과 시중은행 지역 점포들은 향후 통합 은행이 어떤 역할을 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역 밀착은행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해놓았기 때문에 당장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당히 신경 쓰이는 눈치. 고객 이탈 현상이 눈에 띄지야 않겠지만 앞으로 거대은행과 금융지주 회사, 외국계은행이 본격 영업을 하면 시장 변화가 분명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중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거대 통합은행 출범 이후 본격적인 은행 통폐합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불안정한 진로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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