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잊는 사람들-지하철2호선 공사 현장

입력 2001-07-26 00:00:00

25일 오후1시. 대구지하철 2호선 2-6공구 두류네거리구간 공사현장. 복공판위의 온도가 54℃를 넘기고 있다. 지하 건설현장에 설치된 온도계도 40℃를 가리키고 있다.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복공판의 복사열과 온통 습기로 가득찬 지하 22m의 지하공사현장은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두꺼운 작업복에 작업모까지 착용한 현장 인부들의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밀폐된 공간은 바람 한 점 없어 숨이 턱턱 막힐 정도.

철근, 거푸집, 콘크리트, 방수 등 상당수 작업은 1m도 채 되지 않는 구조물 벽체 사이에서 이뤄져 몸조차 움직이기 힘들다.철근작업 경력 30년의 백전노장 천해용(54)씨. 천씨는 출근하면 점심식사 시간외 꼬박 9시간을 찜통같은 지하 공간에서 철근과 씨름한다. "지하철을 내손으로 짓는다는 자긍심과 즐거운 마음없이는 공사중 가장 힘든 지하철공사현장에서 일하지 못합니다" "시민들을 위한 지하철을 건설한다는 뿌듯함에 이쯤 더위는 이겨낼 수 있다"는 천씨의 변이다.

대구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는 모두 6천여명. 이들은 내년 월드컵전 토목 공정 준공과 2005년 완전 준공에 대비해 연중무휴, 불철주야로 일에 매달리고 있다. 대우건설 철근 반장 손형호(49)씨는 "후끈후끈한 열기와 습기, 탁한 공기 등으로 작업에 어려움은 있지만 직원들이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을 덜겠다는 일념으로 더위를 물리치고 있다"며 현장을 누볐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 한동수 건설부장은 "잦은 차로 변경 및 점령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인부들의 땀방울 하나하나를 모아 시민들의 불편 최소화와 안전공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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