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공포' 철야영화제

입력 2001-07-21 12:16:00

짜릿한 액션 스릴러의 터널을 통과하면 또 다시 면도칼 같이 파고드는 공포물들. 안팎으로 짙게깔린 어둠이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매일신문사가 오는 26~27일 대구 자유극장 1관에서 독자들을 초대해 무료 철야 영화제를 갖는다. 밤새도록 세편의 영화를 연달아 보는 것. 밤에 들어가 뿌연 아침에 극장문을 나서는 이색체험이나 '호러 다이어트'를 즐기려는 여성에겐 더할 나위없는 기회다. 출출함을 달랠 빵과 음료수는 무료제공된다.

매일 밤 10시 자유극장1관 앞에서 선착순으로 450명에게 표를 배부한 뒤 밤 11시부터 액션 스릴러 '15분'을 필두로 '엑소시스트2000', '한니발' 등 납량 공포.엽기물이 잇따라 새벽 6시까지 3편의 영화를 릴레이 관람하는 이벤트다.

형사 버디 무비인 동시에 올리버 스톤의 '킬러'를 연상시키는 연쇄살인물인 로버트 드니로 출연의 '15분'은 피와 명예에 대한 식욕으로 침흘리는 미디어 문화를 조롱한 풍자극이기도 하다. 체감상영시간이 '15분'까지는 아니더라도 1시간 반 밖에 불과한 것 처럼 느껴진다. 실제 상영시간은 121분.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2000'은 지난 73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개봉돼 '호러 영화의 기념비적 걸작'이란 찬사를 받은 '엑소시스트'의 디렉터스 컷 작품. 오리지널 판에 11분을 추가하고 디지털사운드로 보강했다. 새로 추가된 부분은 악마에 의해 지배당한 리건이 몸을 비틀어 거미처럼 계단을 기어다니는 장면과 십자가로 자위하는 장면. 73년 개봉 당시 '토론토 메디칼 포스트'는 여성 관객 4명이 정신과 병동에 실려 왔다고 전하고 있다.

이어지는 상영작은 긴장의 끈을 더욱 옭아 맬 엽기 호러물인 '한니발'. 양들의 침묵 2탄격. 10여년만에 찾아 온 '한니발' 속에서 렉터박사는 뇌를 먹는 엽기를 보이며 좀 더 악마적인 살인자로 변신해 이 여름 한껏 소름을 돋운다.

이번 심야영화제는 자유극장이 주관하고 영남이공대가 후원한다. 문의 053)422-7735(자유극장), 053)251-1413(매일신문사 문화사업국).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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