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경제 위기재발 가능성

입력 2001-07-19 15:25:00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3일자 최신호를 통해 미국 경제의 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수출 위주의 아시아 경제가 지난 97년 경제위기에 이어 또다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만의 경우 지난 70년대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태국식의 금융위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만의 올 2/4분기 수출은 17%나 줄어들었으며 한국과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도 수출이 감소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잡지는 전했다.현재 이들 국가의 정책당국과 기업인은 미국 경제가 이르면 올 4/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 타임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실시한 금리인하가 이러한 자신감을 갖게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정한영 연구위원은 경제사정이 얼마나 빨리 나아질지는 미국경제의 회복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그러나 AMD와 컴팩, 델과 같은 미국기업들의 중간 실적 악화 경고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런 기대가 꺾이고 있다고 전했다.잡지는 이들 아시아국가가 지난번 경제위기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아직 해결하지못했다고 지적하고 철저한 구조조정만이 경제위기의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은 한국의 경우 김대중 정부의 개혁에는 일정 부분 평가를 하면서도 부실기업 퇴출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태국에 대해서는 기업 부채비율이여전히 높아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타임은 또한 아시아국가 중 유일하게 중국만이 수출 및 소비가 감소하지 않고 현재 7%대의 성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홍콩대학의 마이클 엔라이트 경영학 교수는 한국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기업들이 값싼 인건비와 막대한 시장규모를 노리고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중국의 막대한 생산력이 아시아국가들을 조만간 제껴 버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들 국가는 이제 새로운 성장의 근원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지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제조업과 첨단기술부문에서 시작된 경기침체가 이제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10년만에 처음으로 세계 경기의동시 침체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이 10년 간 장기침체를 지속하면서 수출주도형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제품을 수출할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남미지역에는 또다른 외환위기가 닥치고,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건재를 자신하던 유럽마저 불황의 '감염 초기'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로지 중국만이 전세계 동시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의 주요 기업체 임원들과 경제정책입안자들은 경기침체가 부메랑 효과를 발휘, 침체가 처음 시작된 곳을 강타하면서 미국의 신속한 경기회복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전세계 경제를 후퇴국면으로 몰고가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에서도 제조업 부문의 수주실적이 약화됐으며 그에 따라 주요 경제단체들은 올해 성장률이 고작 1%에 그칠 것으로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7일 제조업활동 동향을 보여주는 산업생산지수가 지난 6월 중 0.7% 하락,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말 로마에서 주요 선진국 재무장관들의 회동에서는 미국이 감세와 금리인하, 에너지 가격하락 등으로 원기를 회복하면서 세계 경제침체 탈출을견인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998년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발발했을 때 당시 미국이 경기활황을 보이면서 상품소비의 마지막 보루역할을 충실히 해냄으로써 위기를 타개했다. 국제경제연구소(IIE)의 C. 프레드 버거스텐소장은 "미국이 세계경제를 침체에서 끌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의 주장도 만만찮다. 이윤감소와 전반적인 생산과잉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급격히 줄이고 있기 때문에 FRB의 금리인하 조치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실업률의 상승과 가계소득의 감소로 결국에는 소비지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관론자들은 말했다.

(워싱턴.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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