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의 청량한 읽을거리들. 지역 문인들이 문고판으로 내놓은 시와 수필들이 눈길을 끈다. 주제가 다양하고 책도 가벼워 여름 부채바람 같은 문학적 정취와 감흥을 전하는 신작들이다.
사람시선 20호가 지역의 젊은 시인 21인 공동시집 '작은 새가 잠긴 늪'을 출간했다. 특정의 공통분모를 추구한 시들이 아니라 그냥 근래의 신작들을 모은 것이다. 그만큼 신선하고 개성적이며 언어의 담금질 또한 다양하다.
강문숙.고희림.김기연.김민정.김용락.김윤현.김은경.김은령.김종인.박소유.배창환.변준석.신기훈.안상학.이규도.이규리.이수화.이중기.이철산.정대호.황병목 등 낯익은 시인들의 모습과 여름 대장간에서 막 벼려져 나온 날카로운 언어들이 스물 한 묶음이다.사람시선 22권으로 나온 하재영 시인의 시집 '별빛의 길을 닦는 나무들'에는 맑고 투명하며 정제된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시인은 구두 밑창에 박힌 압정하나에도 아픈 자성과 깨달음에 이르는 미덕을 가졌는가 하면, 신선한 감성의 언어행진과 여백의 의미를 증폭시키는 절제의 미학도 내보인다.
김원중 시인(포항공대 교수)의 수필집 '인생을 아름답게'(교음사)는 능률과 효과가 지배하는 대학풍토와 경제적 효율성이 우선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한 낭만주의자의 절규와 같다. 한국현대작가 수필대표작선집 204권으로 묶여져 나온 이 수필집에는 '삶이 문학이고 문학이 삶이다'라는 그의'수필같은 인생'이 담겨있다.
곽흥렬씨의 두번째 수필집 '빼빼장구의 자기위안'(도서출판 그루)을 동화작가 김병규씨는 '연필로 꾹꾹 눌러가며 그린 자화상'이라고 평했다. 흑백의 영상처럼 순수한 그의 수필을 읽다보면 빛바랜 무명베 같은 해맑은 미소가 떠오른다. 그의 글에는 참 살가우면서도 애틋한 가족 이야기도 많다.그가 가꿔놓은 가족의 숲에는 솔바람 향기와 싱그러운 개울물이 흐른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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