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선 한국=연세친선병원

입력 2001-07-18 15:11:00

◈의료봉사 최인근씨 부부

울란바토르 시민 중에서 연세친선병원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연세친선병원' '연세친선병원=한국'으로 인식할 정도.7년전 문을 연 이 병원의 한국인 의사 부부가 몽골인 환자들로부터 남다른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내과의사인 최인근(33)씨는 한국국제협력단 (KOICA)소속 협력의사. KOICA는 '함께 잘 사는 인류사회 건설'이란 숭고한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의경제.사회 발전을 지원코자 1991년 설립된 정부 출연 기관.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최씨는 지난해 5월 25일 이 병원 근무를 시작,3년간 군복무를 대신해 몽골인들에게 의술을 펼치고 있다.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남편을 따라 몽골에 온 부인 임경아(33)씨는 소아과에서 이달부터 자원봉사 형태로 일하고 있다.

최씨는 주중에는 하루 평균 20~30명의 환자를 돌본다. 토요일에는 울란바토르의 빈민지역인 샤르하트에서 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무료진료에 나서고,몽골인 의사교육에도 시간을 할애한다.

최씨는 "상대적으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몽골인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지난해 결핵을 앓던 35세의 한 몽골인남성을 잘 치료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긴박했던 순간들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임신 8개월이었던 임씨가 1.3㎏의 딸을 조산할 입장에처했다. 해발 1천300m의 고지에 위치한 울란바토르의 지형적 특성과 몽골의 의료수준상 조산은 곧 태아의 사망을 의미했다. 최씨는 비행기편으로 부인을 서울로옮겨 출산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항공사측은 '생명이 위험한 임산부를 탑승시킬 수 없다'고 거부한 것.

최씨는 "의사 부부인 우리가 모든 책임을 질 것"이란 애원 끝에 서울에 도착,무사히 첫 딸 지선(2)양을 얻게 됐다. 임씨는 "앞서 근무한 2명의 의사부인 모두가 유산을 당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최씨 부부는 "우리 부부가 건강하게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라며 "올 봄 서울에서 데려온 딸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외로움과 피로감을 잊는다"고 말했다.

최봉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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