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8대 위원장선거가 '사마란치 대 반 사마란치' 구도로 짜여지면서 지난 주까지 급속하게 지지세력을 넓혔던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차기 IOC 위원장 선거에 나선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이 공약을 통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과 노선을 분명히 달리한 가운데 과연 국제올림픽계에 뿌리깊게 뻗쳐 있는 사마란치의 영향력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최후의 관건이다.
김 회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사마란치가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후 IOC 위원들에게 올림픽 유치도시 방문을 금지시킨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었다. 지난 21년동안 IOC 내부적으로 사마란치의 말 한마디가 곧 '법이자 진리인 상태'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사실상의 '반란'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사마란치가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한 자크 로게(벨기에)와 김회장의 경쟁보다는 '사마란치 대 반 사마란치'로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사마란치는 16일을 끝으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지만 모스크바총회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보면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올림픽 개최지 투표에서 사마란치가 지지했던 베이징이 쉽게 승리하자 외신들은 'IOC 내부에서 사마란치의 레임덕은 없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여기에다 김 회장이 "당선되면 위원 1인당 5만달러씩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는 보도가 김 회장의 과거 전력을 다시 부각시키는 등 이번 선거 판세가 김 회장에게 아주 불리하게 돌아서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15일 "김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로게가'설득력있는 선두주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베이징이 올림픽 개최지가 되면서 "차기 IOC워원장직이 결코 아시아에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로게가 베이징의 덕을 보는 것으로 분석했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로게를 차기 위원장으로 유력시하는 한편 김 회장을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사건에 연루됐던 점을 부각시키며 부패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IOC 위원장에 도전한 김운용 회장이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국제올림픽계에 짙게 드리워진 사마란치의 그림자를 떨쳐 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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