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제가 허물어지고 있음은 새삼스런 현상이 아니지만 대구지역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8년째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는 대구의 산업인프라가 그야말로 형편없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국제화·세계화'의 전도를 암담하게 하고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99년 시도별 지역내 총생산 및 지출'에 따르면 대구의 1인당 GRDP는 641만4천원으로 최하위를 보였는데 이는 전국 평균 1천4만원의 6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를 다시 대구지역전체 총생산으로 보면 14조1천522억원(실질가격기준)으로 전국 총생산에서 겨우 3.3%를 차지, 대구의 인구비중 5.4%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라한 수치임이 드러났다.
반면 대구의 지역내 민간소비 실태를 보면 1인당 연간 579만8천원으로 서울 부산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 소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생산에 비해 소비 수준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즉 대구의 경우 생산액의 90.4%를 소비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 평균 57.7%를압도적으로 제치고 서울 67%, 부산 77.8%를 웃돌아 전국 최고의 불명예를 기록했다. 물론 대구의 경우 지역주민이 경제활동은 인근지역에서 하고 소비활동은 거주지역에서 주로하기 때문에 높을 수밖에 없지만 뒤집어 보면 그만큼 지역내 생산시설이 취약한 '소비형 도시'임을 방증한 셈이다.
대구지역의 산업기반이 얼마나 황폐화돼 있는지는 이미 각종 수치로 증명됐다. 그런데도 이같이 취약한 경제기반이 앞으로도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상태라면 통계청이 발표할 때마다 대구는 GRDP 꼴찌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구의 대표산업인 섬유가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년 16.4%에서 99년에는 14.9%로 크게 떨어졌고 건설은 14.8%에서 9.1%로 거의 빈사상태다. 새로운 고부가 산업이 급격하게 부상하지 않는 한 대구의 생산시스템은 뒷걸음 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제 '탈(脫)꼴찌'의 해법은 공장용지 확보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위천공단의 장기표류로 인한 공장 용지난은 바로 대구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다.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에 대한 투자유치까지 용지부족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있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위천공단은 인근 지자체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울러 밀라노 프로젝트나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 대구국제공항등은 앞으로 대구경제를 살찌울 중요한 사업이므로 그 활성화에 지역민들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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