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 대구상, 대구고 모두 승리

입력 2001-07-12 12:26:00

대붕기대회 둘째날 16강전 4경기에서 홈런 8개 포함 89개의 안타가 쏟아지는 타격전속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신일고는 대전고를 꺾고 8강에 선착했고 대구고, 경북고, 대구상고 등 대구 3개팀이 모두 승전가를 불렀다.

신일고는 8회 방석호, 김현수의 랑데부 홈런으로 대전고에 6대5로 역전승했고 대구고는 무등기에서 무릎을 꿇은 동성고에 9대3으로 승리, 8강에 올랐다. 경북고와 대구상고도 각각 영흥고와 속초상고를 물리치고 8강에 합류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였다. 신일의 대포와 대전의 소총싸움 양상. 중심타선의파괴력이 돋보인 신일고가 힘겹게 승리했다.

1회 선취점을 올린 신일고는 3회말 2안타, 2사사구, 실책 등으로 3실점, 대전고에 역전을 허용한뒤 4회초 4안타와 볼넷을 묶어 3득점,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전고가 4회말 연속 3안타로 2점을 얻어 4대5로 다시 뒤집자 신일고는 8회말 방석호, 김현수의 랑데부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고교투수 최대어인 대구고 윤길현, 동성고 제춘모가 벌인 어깨싸움이 볼만했다. 홈런 2개 포함 12안타를 적시에 터뜨린 대구고가 무등기 참패의 치욕을 설욕했다.

1회 권영진의 선제홈런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한 대구고는 공수교대뒤 3안타를 맞고 2실점했으나 2회 성도환, 남원호의 적시타로 3점을 뽑고 3회에도 임성민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6대2로 앞섰다. 이후 양팀은 제춘모, 윤길현을 내세워 투수전을 전개하다 대구고가 9회 이인호의 3점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북고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양팀은 홈런을 주고 받는 난타전을 벌였으나 파워에서 앞선 경북고가 힘겹게 승리했다.

6회초까지 9대2로 앞선 경북고는 6회말 사사구 5개, 안타 3개를 맞으며 7실점, 9대9 동점을 허용한 뒤 7회 다시 2점을 내줘 9대11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경북고는 8회 송정훈의 3점홈런 등으로 4점을 추가, 재역전에 성공한 뒤 9회 2점을 추가, 승부를 갈랐다.

속초상고의 후반 맹추격을 뿌리친 대구상고가 7대6으로 힘겹게 승리했다. 대구상고는 7대2로 앞선 9회말 2사후 속초상고 박경민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등 4실점하면서 7대6까지 몰렸으나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8강행을 확정지었다.

대구상고는 속초상고 투수진의 난조로 출루한 5명의 주자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이 빛났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11일전적

신일고 100 300 020 - 6

대전고 003 200 000 - 5

대구고 132 000 003 - 9

동성고 200 000 100 - 3

경북고 131 013 042 - 15

영흥고 010 017 200 - 11

대구상고 000 310 012 - 7

속초상고 000 000 204 - 6

▨내일의 대붕기(13일)

△인천고-부산상고:공주고 승자(오전9시)

△경북고-신일고(낮12시)

△대구상고-전주고:유신고승자(오후3시)

이번 대붕기 대회는 고교 3학년 야구선수들이 모교마크를 달고 뛸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무대다. 예년의 경우 프로행이나 대학진학이 결정된 선수들은 7월 이후 부상을 핑계로 출전을 않거나 경기에 나오더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때문에 대붕기 대회가 맥빠진 야구제전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올 대붕기는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대붕기의 이같은 열기는 고 3 선수들의 성실한 플레이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프로행을 앞둔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뛴다. 억대의 계약금을 이미 챙겨놓은 이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신상에 불이익은 없다. 오로지 마지막 「모교사랑」의 자세로 혼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SK에 함께 입단하는 대구고 투수 윤길현과 동성고 제춘모는 고교 정상권투수답게 두 투수 합계 9이닝 동안 4실점으로 양보없는「어깨싸움」을 펼쳤다. 10일 삼성과 계약한 신일고 김현수와 공주고조동찬도 팀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김현수는 11일 대전고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데 이어 결승홈런 포함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과시했다. 조동찬도 포철공고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과 1득점의수훈을 세웠다. LG와 SK에 입단예정인 경북고 박영복, 송정훈도 11일 영흥고전에서 화끈한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과 한화에 각각 입단하는 포철공고 권혁, 유혜정도 팀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했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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