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당국자 회견-월드컵 공조 못할수도

입력 2001-07-10 00:00:00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 수정을 거부한 일본정부에 대한 우리의 강경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9일 오후 "일본은 시간만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이는 착각"이라며 "일본은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강력한 비판을 해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의 입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8년 10월 일본을 방문해 '20세기를 정리하고 21세기에는 새로운 차원의 한.일관계를 열어간다'는 비전을 갖고 큰 결단을 했다. 이런 조치에 감사해야 할 일본이 적반하장격으로 21세기가 시작되는 첫해에 과거 침략역사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번에 일본이 정말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재인식했다. 같은 아시아 사람으로서 이런 이웃을 옆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교과서 왜곡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이웃나라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것이 얼마나 큰 손실인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일본에 취할 적절한 조치는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보여줄 생각은 없다.

-주한 일본대사의 추방도 검토할 수 있나.

▲여러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그런 것까지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

-월드컵 공동개최도 깰 수 있나.

▲공동개최는 깰 수 없으나 긴밀히 협조하면서 준비하지 못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일본이 어떻게 우리를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할 계획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다. 이를 상실했을 때 국제사회가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은.

▲교과서 문제는 한일 양국의 근간에 해당하는 문제이므로 엄중히 대처해 나가야한다는 생각이다. 일본 연립3당 간사장 접견을 거부한데서 우리 정부와 대통령의 뜻이 충분히 나타나 있다.

-정부가 한.일 파트너십을 무효화할 생각은 있나.

▲한일파트너십이 무효화됐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양국관계를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일본이 어떻게 나오느냐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특별한 조치가 있을 수 있나.

▲있을 수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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