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외관광객들의 특징은 대체로 집단화(集團化)라고 한다. 여행사 등 깃발아래 줄을 서고 큰소리로 떠드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어김없이 한국여행자들이 한무리를 지어 있다. 30, 40년전의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모습이 어느새 한국인들이 그대로 답습한 '일렬종대(縱隊)'형태로 봐도 무방한 일이다. 이런 광경은 외국인들에게 이상한 것으로 비쳐지기도 하고 조금은 비약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일 경우 돌출행동은 어느정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무리를 지은 해외여행은 추태가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정치인들의 해외여행추태를 떠올리면 두가지의 사태가 압권이다. 올해 초의 일. 국회의원들이 공식일정도 없이 이집트 관광을 했다고 한다. 사흘간 현지에서 골프 등을 즐기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 피라미드에서 한 행동은 품위 일탈이었다. 국회의원 중 일부는 '기(氣)를 받겠다'며 피라미드안에 있는 관(棺)속에 들어가 눕는 등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할 정도였다니 정치인 수준은 여느 여행객 수준보다 이하였다. 어느 국회의원은 해외여행을 가는 항공기안에서 양말을 벗고 발가락을 헤집고 닦기도 한 만용은 두고두고 세인들의 입에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여행 꼴볼견은 무엇일까. 6년전 한 여행사는 기내(機內) 5대추태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다. 면세품을 사기위해 아우성치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을 1위로 꼽았고 비행기 착륙전에 짐을 챙기는 사람이 2위에 올랐다.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피우기, 양말까지 벗어 냄새를 풍기는 몰염치, 여성승무원에게 함부로 말하는 행동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공짜 술이라고 끊임없이 주문하는 사람, 식사중 자신이 준비한 반찬을 꺼내 먹으며 냄새를 풍기는 행위도 '꼴불견'으로 쳤었다.
◈비행기 안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해외관광 추태가 여전한 모양이다. 거슬리는 여행매너는 예나 지금이나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나라체면이 말이 아니다. 고성방가나 고스톱 소동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술에 취했건 아니건 간에 큰소리로 떠들고, 때·장소 안가리는 고스톱은 변하지 않는 '추한 한국인'의 모습이 아닌가.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거나 무례한 행동이 쌓이면 호텔·식당·공항 등 어디를 가도 한국인은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은 냉대뿐이다. 비싼돈 들여 가는 해외여행인 만큼 무엇인가를 얻어 오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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