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이면합의설 공방

입력 2001-07-09 00:00:00

한나라당이 8일 현대의 금강산 사업과 관련, '북한과의 이면합의설'을 제기하고 민주당이 이를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는 등 여야가 언론세무조사에 이어 금강산 문제로까지 공방의 범위를 확대했다.

한나라당은 8일 "금강산 관광사업 대가지불에 관한 이면합의서가 있음이 밝혀졌다"면서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 명의로 된 '확인서'를 자신들이 입수한 관련 문건이라며 공개했다.

김 사장이 지난달 8일 서명한 것으로 돼있는 이 확인서는 △98년 10월29일 채택된 관광사업 대가지불 합의서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지난 2~5월분 금강산관광 대가금을 6월 21일부터 30일 사이에 지급하고 △실내종합체육관을 2002년 2월까지 완공하기위해 6월부터 건설자재를 제공하고 △쌍방 사이 제기되는 문제를 수시협의한다는 4개항이다.

이에대해 권철현 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8일 현대아산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서기장 강중훈)간에 체결된 합의서 가운데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문건의 사본"이라고 말했으나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권 대변인은 "대금지불 능력이 없는 현대가 지난달 21~30일 사이에 관광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현대와 정부가 북한에 돈을 주기로 이미 약속해 놓고 그후 관광공사를 끼워넣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관광공사측이 담보도 없이 지난 2일 급박하게 300억원을 지급한 시점을 주목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공세와 관련, "언론과 국회를 통해 이미 공개된 내용에 색깔론을 덧씌워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이해찬 정책위의장은 "대꾸할 가치가 전혀 없는 얘기"라며 아예 외면했고, 민주당 대변인실은 논평 등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김성호 의원은 "야당이 제기한 이면합의설이란 현대아산측에서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했고, 지난달 회사 관계자가 국회에서 설명한 내용과 차이가 없다"면서 "이미 알려진 내용을 교묘하게 해석해 정치공세로 악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금강산관광사업은 현대가 북한측과 합의하고, 관광공사와 합작해서 추진하는 것이고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됐는데도 야당이 색깔론 공세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현대아산측은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다"며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의 미지불 관광대가를 6월 21일부터 30일 사이에 지불하겠다는 것은 합의서 교환 때 이미 포함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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