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24일 아 순방계기

입력 2001-07-09 00:00:00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오는 24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 지역포럼 각료회의 참석과 뒤이은 한국, 중국방문을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중국과 러시아 및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남북한 외교 각축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보수강성기조의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서 외교사령탑을 맡고 있는 파월 국무장관이 하노이에서 열리는 ASEAN포럼 각료회의때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을 만날 것으로 알려진 데다 곧 이어 27일 서울을 방문해 한승수 외무장관과도 회담할 예정이어서 부시 행정부의 남북 거중외교가 주목되고 있다.

파월 장관과 북한 백 외무상간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는 지난 1월 부시 행정부 출범후 그리고 지난 6월 북-미접촉이 다시 시작된 후 워싱턴-평양 당국간 최고위급 만남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진전 향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워싱턴 외교가는 내다보고 있다.

한 장관은 북한의 백 외무상이 ASEAN 포럼에 참석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남북 외무장관회담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혀 하노이 남북 외무장관회담이 이뤄지게 되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회담 재개 여부 및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남북현안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7일 "파월 장관의 이번 동북아 순방은 남북 외무장관과의 만남과 함께 일본과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및 동북아 외교기조를 재정립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망했다.

파월 장관은 도쿄와 베이징 방문시 미일, 미중 외무장관회담을 각각 열어 한반도 현안을 비롯한 양국간 공동 관심사를 포함한 국제정세 전반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 ASEAN 포럼에 참석하는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도 인도차이나 순방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북한의 백 외무상을 하노이에서 만나 북-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한반도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간 외교각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를 방문, 한반도문제를 비롯한 역내 현안과 국제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며 러시아와 일본도 이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선진8개국(G-8) 회담을 계기로 양국 외무장관회담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간 러-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어서 한반도 주변 4개국 정상및 외무장관간 교차외교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30일 미 대통령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일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국정부와 공동 협력키로 의견을 모으는 한편 향후 대북 공조를 비롯한 지역안보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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