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5주년 특별기획-지역민 여론조사-시·군·구 인구편차 심해 "행정구역 조

입력 2001-07-07 14:22:00

매일신문은 7일 창간 55주년을 맞아 기획특집으로 대구·경북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 과제를 살펴보고 지방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지역 자치단체장과 지방선거에 대한 지역민의 의식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역 여론조사기관인 (주)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또한 월드컵과 U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치와 지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와 향후 경제전망 등도 포함됐다.

◇가장 잘 된 사업

민선자치 이후 추진되고 있는 주요사업 중 가장 잘 했다고 생각되는 사업을 물어본 결과, 대구에서는 나무심기와 담장허물기 등 도시환경 개선사업이 41.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대구공항 국제선 신청사 건립(29.4%), 대구종합경기장 건립(29.0%), 2003 하계U대회 유치(27.4%)의 순이었다.

경북은 중앙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건설(39.4%)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테크노파크 조성 및 정보인프라 등 과학기술진흥(32.5%), 경주문화엑스포 개최 등 문화관광 토대 구축(31.5%), 농·어촌 발전을 위한 노력(26.2%)이었다.

◇문희갑 대구시장 업무수행 평가

추이를 분석해 보면, '잘했다'는 평가가 지역 경제의 침체와 삼성상용차에 대한 대응 미흡, 지역 기업의 퇴출 등 지역 경제 위기가 고조된 올 1월 조사에서 13.7%로 바닥을 친 뒤 지난 3월 17.3%로 상승기류를 타고 이번에 25.4%(매우 잘했다 2.8%, 잘했다 22.6%)로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는 JCI(국제청년회의소) 아·태 지역대회,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 2002월드컵, 2003하계 U대회 유치 등 활발한 국제행사 유치로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보통이라는 의견은 54.8%였고 잘못했다는 평가는 18.7%(잘못했다 16.7%, 매우 잘못했다 2.0%)로 조사됐다.

◇이의근 경북도지사 업무수행 평가

올 1월 조사에서 31.3%로 2000년 6월 조사 대비 13.1% 하락하였다가 다시 지지도가 상승세를 보여 지난 3월 33.7%로 높아졌고 이번 조사에서는 38.8%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 지사의 업무수행에 대해 보통이라는 의견이 48.6%로 가장 높은 가운데, 잘했다는 평가가 38.3%(매우 잘했다 2.5%, 잘했다 36.3%), 잘못했다는 평가 12.0%(잘못했다 10.9%, 매우 잘못했다 1.1%)로 조사되어 긍정적인 평가가 16.8% 높게 나왔다.

잘했다는 평가는 문 시장에 대한 평가에서와 마찬가지로 남자(41.1%), 40대(46.3%), 저학력층에서, 잘못했다는 평가는 20대(16.7%)의 저연령층, 고학력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문 시장 이 지사 재신임도

문 시장에 대해서는 부동층(36.1%)이 가장 높았고 재신임하겠다는 의견은 29.0%(적극 지지 2.4%, 지지 26.6%), 재신임 않겠다는 의견은 34.9% (절대 지지않겠다 7.5%, 지지않겠다 27.4%)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조금 높았다.

이 지사에 대해서는 부동층(37.5%)이 가장 높았고 재신임 의견은 40.5%(적극 지지 5.9%,지지 34.8%), 재신임않겠다는 의견은 22.0% (지지않겠다 17.8%, 절대 지지않겠다 4.2%)로 조사되어, 지지 비율이 18.5% 높았다.

◇기초단체장 재신임도

대구시민들은 구청장·군수에 대해 재신임 하겠다는 응답이 23.6%(적극 지지 4.0%, 지지하겠다 19.6%),지지 않겠다는 응답은 26.6%(지지 않겠다 25.0%, 절대 지지않겠다 1.6%)로 나타나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이 3.0% 낮게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9.8%는 부동층이었다.

경북도민들은 시장·군수에 대해 재신임이 24.6%(적극 지지 3.6%, 지지 21.0%), 지지 않겠다는 24.9%(지지않겠다 20.7%. 절대 지지않겠다 4.2%)로 비슷했다. 경북에서도 부동층은 50.5%로 가장 많았다.

◇행정구역 개편

구·군별/시·군별 심한 인구편차로 인해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행정구역을 조정하자는 의견에 대해, 찬성(45.2%)이 반대(26.5%) 의견보다 높게 조사되었으며, 모르겠다/무응답은 28.3%였다.

찬성 의견은 대구(49.8%), 남자(47.9%), 30대(51.3%), 고학력(대재 이상 53.4%), 월 평균소득 251만~300만원(54.7%), 전문직(73.1%)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체감경기와 향후전망

지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어렵지만 향후 대구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 경기에 대해 대다수(72.7%) 응답자들은 어렵다고 답했으며 경기 침체 원인으로는 주택건설업 불황(33.7%)과 생활경제 불안정(32.3%), 섬유산업 장기 침체(31.9%)를 꼽았다. 그러나 월드컵과 U대회 등 국제행사 개최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65.8%에 달해 국제대회 개최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에 대한 태도

월드컵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도는 높지만 경기장을 찾겠다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 시민 참여도 제고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관전 방법에 대해 무려 84.5%가 TV로 보겠다는 답을 한 반면 경기장에서 관전하겠다는 응답은 11.3%에 그쳤다. 경기장을 찾겠다는 이들은 20대와 전문직, 학생층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월드컵 개최가 지역 발전에 미칠 영향에 있어서는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80.3%로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대구시의 2002년 월드컵대회 준비 상황에 있어서는 보통이다가 46.9%, 잘 준비되고 있다는 답이 21.4%로 평균점 이상의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

민감한 현안이지만 아직 지역 여론은 뚜렷한 물줄기를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 것이 좋다(36.0%)는 의견이 안된다(13.5%)는 답보다 두배 이상 높았지만 모르겠다(무응답 포함)는 비율이 절반을 조금 넘어선 50.4%에 달했다.

창단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지역 발전 및 홍보가 41.3%로 가장 많았으며 인재 양성 및 축구발전이 16.4%, 시민화합과 애향심 고취가 각각 15.5%, 12.7%로 나타났으며 반대 이유는 경제적 손실(69.8%)과 세금 부담 증대(24.0%)를 꼽았다. 한편 프로축구단 창단 이후 운영 주체는 대구시(16.7%) 보다 민간 기업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49.6%)이 높게 나타나 시의 축구단 운영계획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초단체장 선출 방식과 지방의원 유급제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의 임명직 전환은 반대하지만 현행 정당 공천제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보였다. 기초단체장은 선출직이 좋다는 답이 73.2%, 시·도지사가 정하는 임명직이 좋다(13.3%)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으나 정당 공천에 있어서는 반대 의견(56.4%)이 찬성(24.1%)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무보수 명예직인 지방의회 의원의 유급제에 있어서는 현행 제도 유지가 47.3%로 나타났지만 전문성과 책임성 보장을 위해 유급제를 시행하자(35.5%)는 의견도 비교적 많았다.

◇지방선거에 대한 태도

지역민들은 내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가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지방선거에서도 지난 4.13총선과 같은 지역주의 구도가 재현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 성격에 대한 질문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대표를 뽑는 선거(47.6%)라는 주장과 대선의 예비 선거(50.9%)라는 답이 엇비슷하게 나왔지만 선거 결과가 차기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은 73.7%에 이르렀다.

한편 내년 지방선거가 월드컵 개최시기와 맞물려 치러지는 문제와 관련, 지방 선거를 조기에 실시하자는 의견이 60.9%, 현행 6월 실시(37.6%) 주장보다 많았다.◇정당지지도

지역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보였으나 정치 불신으로 인해 모든 정당의 지지도가 동반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에 있어서는 한나라당이 41.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민주당(8.7%)과 민주노동당(1.7%), 자민련(1.4%) 순이였다. 그러나 지지정당이 없다는 답이 지난 4월에 비해 15%나 많아진 45.6%에 달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폭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지난 1월보다 8.0% 하락했으며 민주당은 지난 4월(13%)에 비해 두달사이 4.3%의 하락세를 보였다.

◇대구시장 및 경북지사 지지도

문희갑 대구시장 및 이의근 경북지사는 차기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재공천 여부가 당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타 예상 후보와의 지지도 비교에서는 두 사람 모두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 시장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5.6%였으나 무소속 출마시에는 지지도가 20.7%로 하락했다. 이 지사도 한나라당 재공천(43.2%)과 무소속 출마(31.0%)때의 지지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차기 대구시장으로 적합한 인물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부동층이 과반수에 가까운 46.2%였으나 문 시장이 22.0%로 이해봉 의원(8.9%), 김만제 의원(6.0%), 이의익 전시장(5.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지지도를 나타냈다.

또 차기 경북 도지사로 적합한 인물은 부동층이 50.9%로 높은 가운데 이 지사가 30.2%로 권오을(4.2%), 주진우(3.4%), 임인배(3.1%), 이상배(2.7%) 한나라당 의원들에 비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조사방법

이번 조사는 대구와 경북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남·녀 1천2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1대1 개별 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조사는 오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표본을 통계청 인구통계 자료에 따라 성비(남자 493명, 여자 534명)와 거주지(대구 504, 경북 523)별로 비율을 맞췄다. 특히 이번 조사는 회수된 응답지 15%에 대하여 검증원을 통한 전화 검증을 다시 거쳤다. 신뢰수준은 95%이고 표본오차는 ±3.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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