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각자의 꿈이 있다. 필자의 어릴 적 꿈은 관객들로 시끌벅쩍한 극장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화려한 TV 영상매체나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되지 않은 시절이어서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극장에 주인이 되고 싶었고, 그런 극장의 주인이 한없이 멋있어 보였다. 지금은 그 꿈이 이루어져 영화배급업과 극장업에 종사하고 있다. 요즘 필자는 내가 배급하는 영화로 인해 관객들이 웃거나 울 수도 있고, 꿈과 희망을 갖거나 지나간 인생을 되돌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흥행과 상관없이 묘한 흥분에 휩싸이게 되고 보람도 갖게 된다.
얼마전 기존의 극장에 식상해 있는 관객들을 위해 야외 자동차극장을 계획했다. 계획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문제들이 제기됐다. 바로 자동차극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였다. '데이트 장소' '지나간 영화만을 상영하는 불친절한 극장'과 같은 나쁜 인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극장이란 한 집안의 가풍과 같이 극장주가 어떤 마음을 갖고 운영하는가에 따라 분위기가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그 즈음 후견인이자 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친형님이 언론기관의 설문조사결과 '장애인 가장의 상당수가 가족과 함께 극장에서 최신 영화를 즐기는 것이 소원'이더라고 말해 주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마침 종합유통단지 활성화를 위한 대구시의 극장유치 계획과 맞아떨어져 극장을 개관하게 되었다.
개관 전 필자는 많은 직원들을 미리 뽑아 적극적인 친절서비스 교육을 시키는 동시에 최대의 스크린, 최신 영상시스템을 갖춰 엄선한 개봉영화만을 상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 결과 야외극장은 데이트 커플보다는 부모와 어린 자녀, 성장한 자녀와 연로한 부모님, 또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차를 타고 편안하게 와서 영화를 즐기고 가는 것을 보았다.
요즈음 필자는 무척 행복하다. 왜냐하면 영화인으로서 시민들에게 새로운 영상문화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고, 관객들이 편안하게 최신영화를 즐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극장은 야간에만 상영하는 한계가 있지만 보다 나은 친절서비스로 한계를 극복하는 숙제만 남았다.
씨네스카이극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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