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한지를 찢어 붙이고, 또 붙이길 40여겹…. 한지가 두툼하게 쌓여 화면에 고랑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소파, 팔걸이 의자, 화분, 컴퓨터 등 정겨운 느낌의 실내 풍경을 빚어낸다.
붓을 잡지 않고 한지로 작업하는 콜라주 작가 이지현(36)씨가 오는 12일까지 서울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5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올초 이 화랑에서 개최한 신인작가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선물인 셈이다. 작가에게 유명 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 것은 앞날을 보장받음을 의미하지만, 예전부터 그의 작품은 나름의 독창성과 깊이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95년 제3회 매일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그는 당시에는 신문지를 찢어 붙이고 그 틈과 여백에 붓으로 채색하는 방식을 썼다. 몇년전부터 재료를 신문지 대신 한지로 바꿨고 채색도 없앴다.
"예전에 집착했던 장식적 요소를 모두 걷어내고 그리기를 포기(?)하고 나니 또다른 세계를 발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7,8cm 두께의 요철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각을 자극하고, 한지의 독특한 물성은 흰색의 동양적 서정은 물론, 투명성과 유연성이란 부수효과까지 보여주는 게 작품의 특징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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