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쨍쨍한 날도 맛있고, 부슬부슬 비내리는 날엔 더욱 생각나는 음식, '국수'.국수 한그릇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입맛없을 때 한 끼 가볍게 때울 수 있는 음식. 얇은 주머니에도 부담없는 음식. 잔칫날을 떠올리게도 하고, 맹물에 만 국수 한그릇을 밥 대신 먹어야 했던 가난한 시절을 추억케하기도 한다.
어쨌든 국수는 서민과 가까운 음식.
그러나 그 유래를 따져보면 '귀족음식'이다. 고려 때부터 궁궐 등에서 가끔 먹었던 국수는 그나마 재료(밀가루)가 귀하고 조리의 번거로움 때문에 흔히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아니다.
'고려도경'에는 당시 밀이 귀해 귀족들이 주로 국수를 먹었고 민간에서는 잔치때가 아니면 먹기 어렵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근대들어 일제시대에 밀가루 수입이 활성화되면서 국수는 점심, 간식 등으로 애용됐다.
오늘 점심 메뉴는 국수가 어떨까. 시원한 국수 한그릇이면 여름나기가 한결 가벼워 질 것이다.
◈오이·잣가루 등 영양이 듬뿍
♣콩국수
고소한 맛에 영양이 듬뿍 담긴 국수이다.
흰콩을 물에 담가 하룻밤 불린뒤 손으로 비벼 씻어 껍질을 벗기고 삶는다. 삶은 콩은 믹서에 물을 부으면서 곱게 갈아 면보에 걸러 고운 콩국만 받아낸다. 콩국이 다되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냄비에 소면 5배 정도의 물을 붓고 끓여 쫄깃하게 삶아낸뒤 찬물에 여러번 헹궈 사리 지어 둔다. 소면 대신 칼국수면을 이용해도 좋다. 오이는 소금에 문질러 씻은 뒤 껍질째 5cm 길이로 채썬다. 잣은 종이타월 위에 놓고 칼등으로 다져서 준비해 둔다. 그릇에 삶은 소면을 담고 오이채, 잣가루를 고명으로 올린 다음 찬 콩국을 부어 낸다.
◈매콤달콤한 양념고추장
♣비빔국수
달아난 입맛을 되찾게하는 매콤달콤한 별미.
상추는 가늘게 채썰고 콩나물은 살짝 삶는다. 배추김치는 속을 털어 송송 썰고 달걀은 삶아서 편으로 썬다. 배추김치와 콩나물을 참기름에 버무려 고명으로 준비한다. 고추장에 고춧가루를 버무려 불리고 양파즙과 사이다 등의 재료를 넣어 양념고추장을 준비한다. 그릇에 삶은 면과 양념고추장을 넣어 버무린 뒤 야채와 김치, 달걀을 고명으로 얹는다.
◈새콤하고 아삭아삭한 맛
♣열무김치말이국수
아삭아삭하고 새콤한 맛을 느낄수 있다.
열무김치의 건더기를 2~3cm 길이로 짧게 썰어 다진마늘, 깨소금, 참기름, 설탕 등을 넣고 무친다. 김칫국에 소금, 설탕, 식초 등으로 간을 맞춘다. 그릇에 삶은 소면을 담고 열무김치 건더기를 얹어 차게 식힌 국물을 부어낸다.
◈손님맞이 음식으로 제격
♣쟁반국수
여름철 손님맞이 음식으로 제격. 쇠고기 편육을 5cm 길이로 채썰고 오이와 당근, 배도 같은 길이로 채썬다. 상추와 깻잎은 적당히 썰고 방울토마토와 삶은 달걀은 둥근 모양으로 납작하게 썬다. 메밀국수는 삶아 건져 사리를 만든다.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설탕, 식초, 배즙, 다진마늘, 생강즙, 참기름 등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넓은 그릇에 메밀국수를 담고 편육과 달걀, 방울토마토 등을 얹어 양념장을 끼얹는다.
◈국수·회맛 함께 즐기기
♣참치회국수
국수와 회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
참치회를 2cm 크기로 깍둑 썰어 레몬즙을 뿌려둔다. 오이와 당근은 얇게 채썰고 양배추는 굵은 심을 잘라내고 채썬다. 쑥갓은 짧게 잘라두고 붉은고추는 곱게 다진다. 삶은 메밀국수에 야채와 회를 올리고 비빔양념장을 끼얹는다.
◈애호박과 따끈한 육수
♣잔치국수
'이열치열'이라듯 따끈한 국수로 더위를 이겨보자.
물에 양지머리를 덩어리째 넣고 파, 마늘과 함께 푹 무르도록 삶는다. 고기는 편육으로 쓰고 육수는 걸러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 장국을 만든다. 애호박은 채썰어 옅은 소금물에 절였다 꼭 짜서 침기름에 살짝 볶는다. 오이는 어슷하게 채썰고 붉은고추도 채썬다. 삶은 국수사리를 더운 장국에 데쳐 그릇에 담고 편육과 애호박 등을 고루 얹은 다음 따끈한 육수를 부어 낸다.
◈개운한 바지락 국물 일품
♣바지락칼국수
개운한 국물맛이 일품.
국수반죽을 오래 치대 끈기가 생기면 얇게 밀어 가늘게 채썬다. 바지락은 그늘에서 소금물에 담가 해감(물에서 생기는 찌꺼기)을 토하게 한다. 바지락을 건져 소금 한줌을 넣고 주물러 씻는다. 껍질 벗긴 감자를 1cm 두께로 썰어 물에 담가 전분기를 없앤뒤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다. 당근은 채썬다. 감자가 반쯤 익으면 바지락과 채썬 당근을 넣고 끓이다 바지락의 입이 벌어지면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 맞춘 뒤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다. 여기에 칼국수를 넣고 국자로 저어가며 삶는다. 칼국수가 다 삶아지면 대파를 충충 썰어 넣어 살짝 익힌 뒤 그릇에 담아낸다.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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