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자 갖가지 아이디어를 총동원, 도심피서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지난 5월 개장한 대구시 수성구 월드컵 경기장 주변 공원은 도심 피서지로 급부상했다. 3일 오후 8시쯤 공원 주차장에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개장이후 인근 시지, 수성구 주민들이 즐겨 찾기 시작, 최근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자 평일 밤 500여명, 주말에는 700~800여명이 이곳에서 불면의 밤을 달래고 있다. 새 잔디로 단장한 수성못, 신천둔치도 평일 야간, 주말 및 휴일에 바람을 쐬거나 조깅을 즐기러온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다.
기존 백화점, 할인점 등은 물론 시내 대형 패션몰 들은 밤을 낮삼아 즐기는 '올빼미 쇼핑족'들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 동성로 갤러리존의 경우 지난달부터 밤 9시 이후 심야고객들이 평일 30~50%, 주말은 두배가량 타 계절에 비해 증가했고 이 시간대 판매량이 하루 판매량의 20%를 웃돌고 있을 정도다냉방기가 설치된 대학 도서관도 더위를 피하기에는 더할 나위없는 장소. 최모(26겳뎨껜?토목공학과)씨는 에어컨이 잘 나오는 층에 자리를 잡기 위해 요즘 학기때보다 더 일찍 집을 나서 오전 7시부터 학교도서관을 찾는다. 더위도 피하고, 취업공부도 할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것.
최근에는 시내버스 알뜰 피서족도 새로 등장했다.
회사원 류모(35.경산시) 가족은 주말 오후면 버스를 타고 앞산공원으로 향한다. 1시간 30분이 걸리는 종점까지 냉방차 안에서 집에서 싸온 음료수나 과자를 먹으며 아낌없이 뿜어져 나오는 냉기를 부자처럼 즐긴다. 공원산책이 끝나고 버스가 끊기는 밤 9시쯤이면 밤바람을 쐬며 공원을 나선다고.
류씨는 "가족 3명이어서 단돈 1,200원으로 이보다 더 시원한 여름피서를 날 수 있겠느냐"며 "매주 가족과 함께 정기적으로 버스를 타고 여름더위를 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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