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이해에 도움이 되는 현상유지 정책은 국제간의 역학관계에서 기존질서의 유지와 현존체제의 옹호를 도모하기 위해서 어떤 변화나 개혁이 기득권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거부하고 그런 시도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강대국 중심의 논리를 말한다.
현상유지정책(Status Quo)을 수행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분할지배 패러다임(divide and rule)이 있다. 강대국간의 이해상충을 해소하기 위해서 제3세력을 분할한 후 쉽게 지배한다는 전형적 통치방식이다.
현상유지정책은 강대국전유물적 가치구조와 환경구조에서 기득권을 소유하고 그 결과를 향유하는 강대세력들로 일반적으로 제1세계라고 부른다.
주로 G-7을 중심한 서방자본주의 선진국들이다. 한편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기전의 구소련과 위성국들인 동구국가를 제2세계로 명명하여 제1, 제2세계의 대립구도를 냉전체제 혹은 이념시대로 규정하여 근반세기동안 소위 양극화 체제를 유지해온 것이 국제관계의 대강이라 할 수 있다. 미소를 주축으로한 양대세력사이에서 세계인구의 70%를 점유하지만 지구촌 재화의 30%, 무역고의 20%, 산업의 10%정도, 기술과 정보는 5%미만의 지분율을 소유한 절대다수의 약소국을 제3세계라 부른다요컨데 저개발과 미개발의 대명사로 그들의 눈에는 궁박이 자리잡고 등에는 가난이 매달린 구제불능의 최빈국들을 제4세계라고도 지칭한다.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대륙에 산재하고 적도의 남쪽에 위치함으로 남방(南方)이라고도 한다. 문제는 현실국제관계가 너무나 미국주도의 북방중심에 초점을 두는 데 있다. 제2세계인 소년제국이 해체된 현실을 감안할 때, 또한 탈이념의 양극화현상 붕괴로 인한 미국일변도의 신국제경제 질서와 정치질서 수립에 따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kicara) 체제가 기승을 부리는 듯한 시대정신이 팽배하지만 바로 이런 현실인식에 시각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2025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압하리란 논리도 이런 배경의 일환이다.
한반도, 분할지배정책의 희생양 국제평화는 기존질서 유지라고 본다. 따라서 기존의 정치, 경제 및 군사질서를 교란시키는 세력을 반평화집단으로 규정하여 제재를 가한다. 반대로 제3세계 시각의 평화는 본질적으로 기존 질서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한때 종속이론이 풍미했듯이 구조적으로 제1세계와의 경주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도록 국제환경이 조직되었다고 본다.
기존 질서를 향유하는 미국과 구소련이 2차대전 후 한반도를 분할지배(divide and rule) 구조로 재편시킨 후 어언 반세기가 경과 되도록 국제정치의 현상유지정책에 희생양 신세에서 탈피 못했다는 현실을 주목해야한다.
우리속담에 자기만 똑똑하면 절간에서도 젓국을 먹는다고 했다. 전후 3대 분단국중 지금 독일은 어디있고 월남은 어떠한가? 한반도만 유일한 분단국으로 냉전체제의 마지막 유산을 안고 있다.
똑똑한 독일은 지구촌을 두번이나 쑥대밭을 만든 바로 그 장본인이지만 이미 11년전에 통일을 성취했고, 우리보다 덜똑똑한 월남도 벌써 1975년에 분단국의 오명을 벗었다. 언필칭 세계속에 우뚝선 한반도는 세계최고의 품격있는 OECD클럽의 29번째 회원국임을 자랑하고 인도시성 타고올이 일찌기 아시아의 등촉이라고 격찬했던 그 나라는 아직도 꿈에도 소원이 통일이란 노래를 불러야 하는 가슴아픈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근착 뉴스위크지에(7월2일자)동남아 어느 호텔의 방바닥에 주저앉아 북한당국의 혹독한 고문과 성기까기 담뱃불로 지지는 비인간적 만행에 몸서리치는 23세의 탈북자 박충일씨의 사진과 "진정한 용기의 표상"이란 그럴듯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빠르면 금주중으로 서울에 도착 할 것이며 김대중 대통령에게 김정일의 기만책에 더이상 현혹되지 말 것을 말씀드리겠다는 야무진 소리도 했다고 치켜 세웠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미국 양대 시사 주간지의 하나라, 이런식의 남북이간이나 부추기는 흥미위주의 기사내용에 주인이 돼야하는 한반도의 민초들로서는 약육강식의 국제역학의 제물로부터 언제 탈피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자기반성과 고민하는 작업이 당면의 몫이다. 최근 생경한 UN난민고등판무관이란 용어와 장길수군 사건 역시 솔직히 말해서 손뼉치기 보다는 정말로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 중의 하나임을 통절히 느껴야한다. 국제정치 바로알기의 소이가 여기에 있다.
장해광(계명대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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