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경계지역 서로 '나몰라라'

입력 2001-07-02 14:56:00

대구시내 각 지자체 경계지역이 개발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남의 땅이다" "관할사업이 아니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경계지역의 공동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거나 자기 구역만 챙기고 있어 해당 주민들은 갖가지 불편과 상대적 소외감을 겪고 있다.

대구시 서구 상중리동과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를 연결하는 도로. 달성군은 지난해 '자기 구역' 경계까지의 1.7km 구간만 폭 20m로 확장했으나 서구쪽 2km 구간은 폭 8, 9m의 좁은 상태로 남아있다.

특히 양 경계지역 300m 구간은 서구청과 달성군이 서로 도로를 높이려 하지 않아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 상습침수지대다.

올해도 지난달 집중호우때 도로가 물에 잠기자 주민들이 서구청에 항의를 했으며 서구청은 "이 도로 사업은 대구시가 할 일"이라고 떠넘기기만 했다.

북구 동서변동에서 동구 지묘동까지의 폭 12m, 길이 2.15km 도로확장공사의 경우 사업비 전액을 대구시 예산으로 충당하지만 동구청은 관할 1.5km구간에 대해 올해내로 공사에 들어가는 반면 북구청은 아직 계획이 없다.

북구청은 자기 구역 650m구간에 대해 "예산이 부족해 시에 6억원의 사업비를 추가신청했고, 이 돈이 내려와야 공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동구 구간 공사후 북구 구간 완공때까지 '반쪽길'을 다녀야할 형편이다.

주민들은 "예산지원기관은 한 곳인데 공사는 제각각이라니 이해가 안된다"며 "이중 공사로 예산낭비에다 주민불편을 가중시킨다"고 불평했다.

대구와 경북이 경계를 지나는 팔공산 순환도로의 경우 칠곡군 동명면쪽은 왕복 4차로로 뚫렸지만 동구 덕곡·송정동 방면으로 접어들면 2차로로 줄어들어 대조적이다.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 주민들은 마을앞 강창교 건너편 달서구 성서지역을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두 지역은 5, 6년전만해도 똑 같이 농촌이었지만 성서쪽의 집중 개발로 도시와 농촌으로 갈라졌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마다 예산 사정과 개발계획이 다르겠지만 경계지역 도로건설 및 도시계획사업은 예산낭비, 주민불편을 해소하기위해서라도 지자체끼리 손발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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