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까지 시공갤러리(053-426-7007)에서 열리는 황인숙(33)·이복순(27)씨의 개인전은 신인들의 기세가 한껏 느껴지는 자리였다.
대구대 강사인 황인숙씨는 자그마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큰 화면을 빼곡히 채운 '주먹'과 '총'으로 역동성을 보여주는 작가다. 한지에 먹으로 자그마한 주먹이나 총 수백·천개를 겹쳐 놓고 아메바 전갈 등의 형상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원 타원 구와 같은 반추상적 이미지를 중첩시켜 기괴함과 유머의 상반된 느낌을 함께 안겨준다.
"인간의 내면과 삶을 지배하는 어두움과 밝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는 황씨는 역동적인 전시장 분위기를 다소 순화시키려는 듯,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120여개의 '젖가슴' 입체작품을 바닥에 배치, 눈길을 끈다.
이복순씨는 잡동사니 이것 저것을 모아 자신의 몸으로 작업결과를 보여주는 전위적인 작가다.
그는 자신의 얼굴에 원색의 물감을 덕지덕지 바르고, 머리에 철사나 나무뿌리를 덮어쓰고, 걸레조각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뜯고 부수고 바르는 작업행위 자체가 바로 작품"이라는 이씨는 "나자신의 충족되지 못한 욕망과 현대인의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심리를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작업과정을 직접 볼 수 없고, 사진으로밖에 접할 수 없는 점이 조금 아쉽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