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표된 2002학년도 서울대 입시 최종안에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일부 기준을 바꿨지만 내신성적 반영방법 변화, 비교과영역 자격기준화 등이 두드러져 특기.적성보다는 수능과 내신으로 우수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지방 수험생들의 경우 경시대회 응시 자체가 제한돼 있는데다, 심층면접 정보마저 공개되지 않음에 따라 정보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적잖을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대가 내신등급 세분화와 정시에서의 내신 표준화, 수시에서의 경시대회 자격기준화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한 것은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생, 비평준화지역 고교생들의 불이익을 줄여 우수학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시대회 수상경력과 심층면접 등에서 특목고생에 비해 불리했던 일반계 고교생들은 내신의 유리함마저 줄어들어 그만큼 서울대 진학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는 수시의 경우 교과영역(50%)과 비교과영역(50%), 정시의 경우 수능과 비교과영역으로 1단계에서 전체정원의 2배수를 걸러낸다는 방침. 하지만 실제로는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에서의 학력관련 수상경력, 수능점수가 1단계 통과의 결정적 요소가 돼 학력의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수시의 경우 비교과영역의 점수차는 될 수 있는 한 좁혀 교과영역이 뛰어난 학생이 비교과영역으로 인해 떨어지는 것은 막겠다는 게 학교측 입장. 정시 1단계에서 비교과영역은 자격기준(B급 이상)으로만 설정돼 있을 뿐 점수는 부여되지 않는다내신 등급을 60등급으로 세분화하고 상위권의 급간차를 줄이는 동시에 정시에서는 지원자의 내신점수를 표준화하기로 한 것은 서울대가 고교별 학력 격차를 공식 인정한 것. 결과적으로 특목고 학생들과 비평준화지역 고교생들의 불이익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서울대측은 비교과영역 부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아직까지는 변별력과 신뢰도가 분명한 수능이나 내신점수에 상당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앞으로 특기.적성을 기준으로 하는 선발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완전한 전형 다양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지방 수험생들은 비교과영역의 주요 변수가 된 경시대회 입상경력 자체가 취약한 만큼 수능과 내신에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와 함께 수도권 수험생에 비해 정보가 늦고 부족한 상황에서 단과대별 심층면접 정보를 얼마나 구해 분석.예측하느냐가 당락의 관건이 되는 힘든 상황에 놓였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