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영화 '나티' 대구 촬영

입력 2001-06-29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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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가 우리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한 조사에 따르면 직·간접적으로 유발한 생산액은 1천158억원, 부가가치액은 364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생산 유발 면에서 뉴EF쏘나타 3천24대와 맞먹고 부가가치 유발 면에서는 3천36대를 생산한 것과 같은 수준이란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친구' 뿐 아니라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부산은 영화 촬영 붐으로 떠들석한 모양이다. 심지어는 부시장실까지 촬영 장소로 제공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지자체들이 영화나 TV 프로그램 촬영을 적극 유치하는 바람이 드세다고 한다. 촬영 장소로 등장하는 도시나 명승지들을 그대로 부각시켜 주므로 등장한 도시나 마을, 거리가 바로 관광지로 뜨기 때문이다. 그 사정은 우리나라도 비슷해지는 듯한 양상이다. 부산과 경주를 배경으로 한 '친구'와 '신라의 달밤'이 뜨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영화산업 유치에 팔을 걷어 붙이는 분위기다.

▲대구의 주력 업종인 섬유산업을 소재로 한 영화 '나티'가 28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로비에서 고사를 지낸 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화제를 낳고 있다. (주)벨테크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이 영화는 대구 섬유업계에서 개발된 신소재 섬유를 탈취하려는 일본 산업 스파이와 이를 막으려는 젊은 연구원, 다혈질 형사의 대결을 그린 첩보 액션물. 제작비 35억여원을 들여 오는 9월까지 촬영이 이어질 예정이다.

▲올 겨울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전체의 70% 정도가 대구에서 촬영되며, 국가 지원 사업인 '밀라노 프로젝트'와 연계돼 관심이 증폭된다. 대구시도 적극 후원할 움직임이지만, 주요 촬영 장소들이 대구전시컨벤션센터를 비롯 한국섬유패션센터·동성로·팔공산·동화사·대구월드컵경기장·국채보상기념공원·두류공원·우방랜드·인터불고호텔·도동서원 등이어서 대구의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부각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나티'의 제작사측은 섬유산업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이면, 통쾌한 액션, 진보된 영화 기술 등을 키포인트로 내세우고 있어 대구시로서는 기대를 해 봄직하다. 흥행에 성공한다면 '밀라노 프로젝트'의 홍보는 물론 대구의 새 면모를 널리 알릴 호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티'는 '귀신을 몰아낸다'는 순우리말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나쁜 귀신들을 몰아내면서 대구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화의 도시로 뜨게 하는 계기도 가져다 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태수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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