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일방적인 한국인 합사(合祀) 행위는 일본 보수세력의 존황(尊皇)사상, 황국불멸 신앙을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의 한국인 합사 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 70년대. 일본내 기독교도 유족들이 종교를 무시한 채 가족에게 통보없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한 데 반발, 법정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국인, 대만인도 합사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의 경우 90년대 들어 극소수 유족들이 일본에서 생사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인들도 합사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다른 유족들은 이같은 확인 과정을 거쳐 가족의 사망 사실을 처음 알기도 했다.
한국 외무부는 당시 유족의 진정에 따라 일본 정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합사자 명부가 있을 뿐'이라는 설명만 듣고 더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일본은 과거 전쟁에서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경우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진다는 국가 신도(神道)의 이데올로기 아래 수 많은 사람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다. 따라서 야스쿠니 신사의 합사자 명부는 이같은 국가 신도와 천황 이데올로기를 유지, 고양시키는 원천인 셈이다.
또 일방적 합사 행위는 징병 등으로 끌려간 가족의 생사 확인조차 못하고 있는 유족들의 원성을 사는 것은 물론 일본측이 합사된 자국민 희생자들에게 취한 각종 원호조치 등은 철저히 외면해 왔다는 점에서 반인도적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은 모두 2만1천181명(96년 기준)이며 지금도 합사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사 이유에 대해 일본측은 "전쟁 당시 한국인·대만인은 일본인으로서 일본을 위해 싸우다 전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