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강산관광 학생을 동원하다니

입력 2001-06-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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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와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추진하면서 학생을 동원, 수익성 확보의 도구로 삼은 것은 무리한 측면이 많다. 두 회사가 작성해 통일부에 보고한 '금강산 관광사업 추진계획서'를 한나라당 김일윤 의원이 입수, 공개한 바에 따르면 예상 관광객의 40%를 학생 수학여행단으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02년 10월 육로관광을 시작해 2003년 44만2천명, 2004년 44만5000명으로 관광객 수를 예상하면서 이중 18만명(40%)을 학생 수학여행단으로 잡았다. 이들은 1인당 관광 비용을 37만1천원으로 계산해 수익성을 산출하고 있지만 이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다. 국내 수학여행 평균경비는 10만5천원인데 비해 금강산 1인당 추정경비는 37만1천원으로 비용이 과다해 학부모들이 감당하기에는 무리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말 현재 전국 고교수가 1957개교로 이중 수학여행 대상 학생수가 63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대상자의 30%가 금강산 관광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반강제성 권유가 없으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같이 금강산 관광사업은 무리한 학생동원 계획등을 포함, 수익성과 관련해 주먹구구식 산출로 장밋빛 전망에 치우쳐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올 하반기부터 2004년까지 수익면에서 관광대가 952억원을 지불할 경우 528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금강산 관광 사업은 정부가 당초의 정경분리원칙을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개입해 '국책 사업'으로 떠안게 됐으며 적자가 날 경우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정부는 29일 남북협력기금 지원을 의결할 예정인데 우리는 이렇게 정부가 졸속으로 사업 추진을 하고 또 기금투입 추진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면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본다. 국민의 혈세로 '퍼붓기'에 나선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신중하게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진행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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