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가족 7명 빠르면 내주 3국행

입력 2001-06-28 14:01:00

【베이징연합】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베이징(北京) 사무소에서 난민 지위와 망명을 요청중인 북한 주민 7명이 빠르면 다음 주, 늦어도 7월13일 이전까지 한국보다는 제3국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소식통들이 28일 밝혔다.

UNHCR 베이징사무소의 콜린 미첼 대표도 27일 UNHCR 관리들이 이들 7명의 망명을 허용하기 위해 중국 관리들과 협의중이며 "우리는 (한국.북한.중국.UNHCR 등) 모든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처음으로 공개해 북한 주민 7명이 남북한이 아닌 다른 국가로 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황장엽 북한 노동당 전 비서도 97년 망명시 한-중-북 줄다리기 협상 끝에 3국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필리핀을 경유해 한국으로 갔다.

중국 소식통들은 중국이 모스크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베이징(北京), 파리, 토론토 등이 신청한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7월13일 전에 이들을 제3국으로 보내 개최지 결정에 최대한 유리하게 작용토록 한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순영 중국주재 한국대사도 27일 중국이 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망명 요청에 따른 주변 여건이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한국은 중국측에 이들 7명에 난민 지위를 인정하라고 계속 조언중이라고 말했다.

미첼 대표는 27일 베이징에서 가진 외신기자 회견에서 북한 주민 7명이 북한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절대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으나 한국으로 갈 수 있을지 여부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측도 북한을 자극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이들 일행의 한국행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말했다. 한국도 남북한 관계의 경색을 피하기 위해 이들이 제3국으로 가는 것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는 실정이다.

미첼 대표는 이들 가족이 지난해 한국에서 출판한 책이 북한정권을 비판하고 있으므로 이들은 망명하기에 적합한 "절박한 사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번 사태가 인도적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여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제네바 UNHCR 본부를 통해서도 중국측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부는 이들 북한 주민 7명을 한국이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중국정부에 26, 27일 전달했다.

중국정부는 그러나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한다 해도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황장엽 사건 때처럼 제3국으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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